지난해 5월 정부가 발표한 공약가계부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이 제시한 4대 국정기조 중 국민행복 과제로 ‘국가재난관리체계 강화’가 포함돼 있다. 박근혜 정부가 재난관리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공약가계부 상에는 교육·고용 등 복지를 중심으로 한 국민행복에 5년간 총 97조3000억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국민행복 이행 과제로 포함된 국가재난관리체계 강화는 5년간 8000억원에 불과하다. 국민행복 전체 소요예산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올해 소요금액도 1000억원이다. 이 역시 올해 국민행복에 소요되는 예산 9조6000억원의 1% 수준이다.
공약가계부에 명시된 국가재난관리체계 강화 역시 인명 사고는 아예 빠져있다. 강우레이더 구축, 홍수위험지도 제작, 비탈면 안전확보 등 국토안전망 구축에 5년간 1000억원을 소요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산불·산사태 예방 시설확충 등 산림재해 대응 강화 2000억원, 저류시설 및 하수관거 확충 등 하수도 인프라 확충 5000억원 등 총 8000억원이다. 정부의 재난관리 강화는 모두 자연재해에 중점을 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매년 1000억~2000억원 규모로 국가재난관리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정부 발상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반응이다.
안정행정부 역시 재난안전 예산에 인색하다. 안행부가 내놓은 올해 공공질서 및 안전 항목 예산 837억원 가운데 재난안전 예산은 모두 369억원으로 44% 수준이다. 이 예산도 대부분 자연재해에 집중돼 있다.
올해 통과된 예산에서도 인명사고 예방을 위한 항목은 제외됐다. 생활안전 부분 예산이 증액됐지만 4대 사회악, 재난·재해가 모두 자연발생에 투입될 예정이다.
특수 소방장비, 응급구조 장비 보강에 각각 32억원과 246억원을 배정하고 재해위험지역 정비, 우수저류시설 설치 등 재해예방 투자 확대차원에서 8030억원이 집행될 예정이다.
민간연구소 한 관계자는 “자연재해 예방도 중요하지만 참사를 막을 수 있는 인재사고에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인재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전문가 육성과 체계적인 교육·훈련에도 예산을 배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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