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삼성전자는 되고 삼성증권은 안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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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0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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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 삼성전자는 텔레비전 값을 해마다 올린다. 삼성증권은 안 된다. 되레 주식거래 수수료를 낮추거나, 안 받기까지 한다. 삼성증권도 해마다 직원 급여를 비롯한 비용이 늘어나지만, 삼성전자처럼 물건 값에 전가할 수 없다.

금융당국은 한국판 골드만삭스 얘기를 하면서도 증권사 수익성을 악화시켜 왔다. 금융위원회는 이명박 정부 시절 한국거래소와 업계에 수수료 인하를 요구해 관철시켰다. 이를 통해 투자자가 얼마나 덕을 봤을까. 달마다 1000만원어치 주식을 거래한다면 매월 460원, 연간 5500원 남짓 아끼게 됐다. 1년에 자장면 한 그릇 값 정도다.

이에 비해 주식시장에서 증권사 시가총액은 수조원이 날아갔다. 이뿐 아니다. 증권사마다 사람을 줄이고 있다. 2013년만 3000명에 가까운 인원을 감원했다. 이렇게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가늠하기도 어려운 경제적인 손실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실적을 못 채운 영업사원이 가슴 아픈 선택을 했다는 얘기까지 적지 않게 들린다.

가장 쉬운 답은 모든 증권사가 직원을 내보내지 않아도 될 만큼 수수료를 현실화하는 거다. 0.015%로 보편화된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를 0.020% 정도로 올려도 늘어나는 부담은 월 1억원을 기준으로 잡아도 5000원이다.

그러나 모든 증권사가 약속한듯 수수료를 올리면 담합이 된다. 증권사 스스로는 현재 처해 있는 악순환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는 얘기다. 결국 당국이 나서 수수료 현실화를 해줘야 한다. 폭리뿐 아니라 박리 경쟁도 거래질서를 해치기 때문이다. 수수료 하한선을 만들어 경쟁력을 키워줄 필요가 있다. 금융위가 알맹이 없는 경쟁력 강화 타령 백날 해도 한국판 골드만삭스는 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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