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LG전자, 외상‧재고 늘린 탓에 환손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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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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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외상과 재고를 늘려온 탓에 환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 확장을 위해 펼친 전략이지만 하필 환율이 급락해 되레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가 최근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을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채권은 제품을 팔고도 현금을 받지 못한 것이며 재고자산은 팔기 위해 쌓아둔 제품이다. 환율이 떨어지면 외화매출채권은 환손실이 발생하며, 재고는 해외로 내다팔기 어려워진다.

삼성전자는 1분기 말 25조2359억원의 매출채권을 기록했다. 통상 매출이 늘면 매출채권도 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전분기대비 매출이 9% 줄었음에도 매출채권은 1% 가량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같은 기간 재고자산도 19조6485억원으로 2.7% 가량 늘었다.

LG전자도 매출은 4.3% 줄었지만 매출채권(8조1479억원)과 재고자산(5조5726억원)이 무려 각각 14%, 13%씩 늘었다.

그런데 문제는 최근 환율이 급락했다는 점이다. 지난 3월31일 원달러 환율은 1062.5원이었는데 지난 9일 기준 1021.2원까지 떨어졌다. 전자업계가 매출채권을 현금화하는 데는 평균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걸려 환차손이 큰 시점에 대금을 받게 됐다.

시장 전문가는 “삼성전자나 LG전자의 매출채권 상당 부분은 미국과 유럽 등 대형 유통업체들을 상대로 외상거래할 때 발생한다”며 “이러한 외화매출채권은 환율이 떨어지면 환차손이 발생해 당기손실 처리된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또 1분기 쌓아둔 재고를 이제 한창 팔아야 할 시점이지만 환율 하락으로 수출환경이 나빠진 게 발목을 잡는다.

양사가 매출채권과 재고를 늘린 것은 과감한 노림수였다. 매출이 줄었음에도 매출채권을 늘린 것은 글로벌 경쟁사들을 견제하기 위해 외상 부담을 무릅썼다는 의미다.

아울러 재고자산을 늘린 것은 안 팔려서라기보다는 2분기 성수기에 대비해 일부러 쌓아둔 측면이 크다. 실제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 관계자는 “2분기는 신모델이 전세계 유통망에 퍼지는 중요한 시기로, (이에 대비해)1분기는 재고를 관리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IT·전자 업종은 보통 시간이 흐르면 상품가치가 급락해 재고를 낮게 가져가는 편이다.

최근 프리미엄 시장이 둔화되고 중국을 비롯한 후발기업의 고속성장으로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이처럼 위험부담이 큰 마케팅 전략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등 후발주자의 급성장으로 샌드위치처럼 압박을 받는 형국”이라며 “엔저도 심해 외환당국의 개입이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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