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가파른 원화강세로 국내기업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으며, 수급 면에서도 7거래일 연속 이어진 외국인 이탈이 부담스럽다.
그러나 미국 통화정책 기조가 달러화 가치 상승으로 바뀐 만큼 원화강세도 단기에 진정될 것으로 보이며, 외국인 매도세 역시 약해지는 모습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5~9일 한 주 동안 1959.44에서 1956.55로 0.15%(2.89포인트) 하락했다. 7일에는 1939.88까지 밀리면서 약 1개월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4월 28일부터 9일까지 7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조1200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다만 9일에는 매도 규모가 600억원 미만으로 줄었다.
원ㆍ달러 환율도 이달 들어서만 1033.2원에서 1024.4원으로 0.85%(8.8원) 하락했으며, 연초 이후로는 2.94%(31.0원)가 내렸다.
결국 원화강세 진정, 외국인 매수 전환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불안한 지수 흐름이 이어질 공산이 커 보인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이미 과매도 국면에 진입했다"며 "이번주 환율이나 외국인 수급 변화 여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반등 가능성을 염두에 둔 대응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2분기 전약후강 장세가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저점매수 전략도 유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ㆍ중국(G2)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긍정적이다. 미 비농업 부문 고용지수와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가 최근 개선세를 보인 가운데 4월 중국 수출입 동향도 양호해지는 모습을 나타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지표가 예상 외로 호조를 보이면서 글로벌 투자심리를 개선할 것"이라며 "중 경기와 밀접한 종목군 역시 주가 반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미ㆍ중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진 만큼 실적이 양호한 경기민감주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한다"며 "원화강세가 부담스럽지만 지금보다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갑작스런 건강악화로 응급조치를 받았다는 소식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그룹이 국내증시 시총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지배구조 리스크는 적잖은 영향을 미쳐왔다. 2008년 삼성특검이 실시됐을 때도 삼성그룹 상장사 주가는 일제히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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