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지난 3월 미래창조과학부는 과도한 불법보조금의 책임을 묻고 시장 안정화를 위해 이통 3사에 영업정치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4월 5일부터 5월19일까지, KT는 지난 3월 13일부터 4월 26일까지 각각 45일간 사업정지를 받았습니다. LG유플러스는 3월 13일부터 4월 4일, 4월 27일부터 5월 18일까지 두 차례로 나눠 총 45일간 영업정지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미래부의 의도와 달리 영업정지 기간 중 이통사간 이전투구는 더 심화되는 양상입니다.
KT가 영업을 재개하고 6일 만에 9만명이 넘는 유객을 유치했습니다. 이는 이번 영업정지 기간 동안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단독영업으로 확보한 고객들의 일일 평균보다 2~3배는 많은 규모입니다. 그러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경쟁사들은 KT가 불법보조금을 투입해 가입자를 유치한 결과라고 주장합니다. 정부가 정한 보조금 최대치인 27만원으로는
그러나 KT는 5월 황금연휴 특수가 사실상 4월말부터 시작됐으며 이러한 시기적 상황이 단독 영업에 힘을 실어줬다고 반박합니다. 또한 시장전문가 등에 알려졌다는 식의 주장으로 자사를 공격하는 행위를 멈춰달라고 촉구했습니다.
KT만 억울하게 공격을 당하는 것일까요? 앞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단독 영업을 할 때는 나머지 경쟁사들이 입을 모아 불법 마케팅을 일삼는다며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SK텔레콤이 특정 기업이나 협회 구성원만 가입할 수 있는 비공개 사이트에서 대규모 보조금을 살포하고 있다거나 LG유플러스가 영업정지 기간 전에 사전 예약을 받았다는 주장 들은 경쟁사를 통해서 먼저 흘러 나왔습니다.
이처럼 국내 이통업계가 동업자 정신을 버리고 이전투구의 '진흙탕 싸움' 으로 고착화된 이유는 ‘시장 점유율’ 때문입니다.
국내 이통시장 점유율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각각 50%, 30%, 20% 순으로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상위 그룹은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 하위 그룹은 이를 깨부수려고 과도한 보조금을 뿌리는 것입니다. 기업이 시장 점유율을 두고 경쟁하는 것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 수단이 돈을 통하기 때문에 시장 질서가 흐려지는 것입니다. 결국 그 과정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이전투구의 행태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미래부와 방통위가 수차례 경고를 하고 징계를 내려도 이통 3사의 이전투구는 변함이 없습니다. 오는 10월 보조금 규모를 공개하도록 규정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되면 시장 질서가 안정될 것이라는 장미빛 희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법 보조금에 이미 익숙해진 시장과 고객이 정부의 바람대로 법정 한도에 만족하고, 업계가 과도한 비방전을 멈출 지는 두고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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