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세월호 참사를 미국 9·11 테러와 비교, 국민성을 비판하는 듯한 발언을 한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지난 2012년 5ㆍ18 기념식을 하루 앞두고 광주 인근에서 폭탄주를 돌린 사실이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5ㆍ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식순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불허해 5ㆍ18 관련 단체 등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지난 2012년 5월 17일 오후 6시 30분부터 전남 담양의 한 한정식집에서 지역 보훈단체와 4ㆍ19, 5ㆍ18 관련 단체 대표 등 20여 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저녁식사를 했다.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안중현 광주지방보훈청장과 실무자 등이 동석한 자리에서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가 두 차례 돌았고, 박 보훈처장은 자신이 직접 폭탄주를 제조해 '연평해전 술'이라고 소개하며 참석자 한 명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박 처장은 '맥주가 바다고 맥주컵 안의 소주잔이 북한 배'라고 설명하며 술을 돌렸다. 이날 박 처장은 빈 잔을 받아 다시 폭탄주를 제조해 모든 참석자들에게 돌렸다.
한편 9일 탐사보도전문매체 뉴스타파에 따르면 박승춘 처장은 지난 2일 서울 용산전쟁기념관에서 열린 '나라사랑' 워크숍에서 "세월호 침몰 사건 때문에 대통령과 정부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큰 사건만 나면 우선 대통령과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는 발언을 했다.
이어 "국가가 위기에 처하고 어려울 때면 미국은 단결하지만 우리는 정부와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이 관례가 돼 있다. 미국의 경우 9·11 테러가 났을 때 부시 대통령이 사후보고를 받은 뒤 사고 현장에서 소방관과 경찰관들의 어깨를 두드려 줬는데 이후 대통령 지지도가 56%에서 90%까지 올랐다"고 말해 논란이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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