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채열 기자 = 유통가에 여름이 왔다. 5월초라 아직 때 이른 감은 있지만, 이런 움직임은 오히려 소비자 에게서 먼저 전해지고 있다. 실제, 최근에는 한 달이나 앞서 나온 여름의류 등의 상품 매출이 10 ~ 30%이상 늘어나는 등 유통가를 본격적인 ‘여름모드’로 전환시키고 있다.
여기에는 아무래도 ‘짧은 봄, 긴 여름’이라는 인식이 점차적으로 보편화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리부터 여름을 대비하는 고객들이 늘면서 의류, 패션잡화는 물론,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업체에서도 여름상품을 예년보다 서둘러 출시하고 있다.
가장 먼저 여름을 알리는 곳은 역시 여성의류다. 부산지역 롯데백화점의 영캐주얼, 커리어, 캐릭터 등 여성복 매장에서는 지난해보다 보름에서 한달 이상 빠른 3월부터 여름 의류를 선보이기 시작해 현재는 매장의 70 ~ 80% 이상을 여름상품으로 채워둔 상태다.
뿐만아니라, 매장마다 메인 마네킹의 디스플레이도 여름을 한껏 강조한 반팔, 반바지는 물론, 몇몇 브랜드에서는 무더위가 절정일 때나 볼 수 있는 민소매 원피스와 비치모자 등으로 코디한 바캉스 패션과 비키니 수영복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렇듯, 여름상품 출시가 빨라지면서 관련상품 매출도 급등세를 타고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이 지난달인 4월 매출을 분석한 결과, 자외선 차단 등 여름패션 액세서리로 각광 받고 있는 선글라스가 지난해보다 27%나 증가한 것을 비롯, 여성구두 라움 매장은 레인부츠, 샌들 등이 판매비중의 80%가 넘을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여름가전 에어컨 매출도 35% 이상 늘었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 220%나 매출 이 급증해 올해에는 더 큰 신장을 예상하지 않고 있었던 가전업계에서는 밀려든 예약주문에 대한 물량을 처리하기에도 분주한 상황이다.
이런 추세는 선풍기와 제습기, 침구 등 여름 시즌상품까지 동참하며, 지난해보다 2주일 여 앞당긴 4월 말부터 상품을 출시하는 한편, 대량 기획행사도 전개한다.
부산지역 롯데백화점 소형가전 매장에서는 5월 31일까지 ‘시즌가전 대량 기획전’을 열어 일반 선풍기와 리모컨 선풍기 각각 5천대, 제습기 2만대, 30만원대 벽걸이 에어컨 1천대를 준비하는 등 대대적인 물량공세를 펼친다.
또, 박홍근, 레노마 등 침구매장도 흔히 지지미로 불리는 리플원단 이불과 패드, 베개 커버를 비롯, 쿨매트와 대자리까지 시원한 여름 침구류를 진열하는 등 매장마다 여름 맞이를 서두르고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영업총괄팀 조두형 팀장은 “겨울 한파, 여름 폭염 등 기온이 급변 하면서 고객들이 패션 트렌드 못지 않게 날씨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최근 여름이 빨리 찾아오고 길어지면서 더위와 관련된 상품에 관심이 늘어 브랜드도 여름상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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