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강원도 인제 '봉정암 오층석탑'을 국가지정문화재 중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인제 봉정암 오층석탑(麟蹄 鳳頂庵 五層石塔)’은 설악산 소청봉 아래 해발 1244m 높이에 위치한 봉정암 경내에 있는 높이 3.6m 규모의 석탑이다.
만해 한용운(1879~1944년)이 쓴 '백담사 사적기(百潭寺 寺蹟記, 1923년)'에 수록된 '봉정암 중수기(1781년)에 따르면, 자장율사(慈裝律師, 590~658년)가 당에서 모셔 온 석가모니 부처의 사리 7과를 이 탑에 봉안했다고 한다.
이를 근거로 봉정암은 통도사, 상원사, 정암사, 법흥사와 함께 진신사리가 봉안되어 있는 5대 ‘적멸보궁(寂滅寶宮)’의 하나로 인식되어 오고 있다.
반면 탑의 외형적 구성이 단순하고 탑신의 체감률도 적은 편인 점과 옥개석에 구현된 양식 등은 고려 후기 석탑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석탑은 기단부․탑신부․상륜부의 3부분이 조화를 이루며 건립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봉정암 오층석탑은 거대한 자연 암석을 기단으로 삼아 바위 윗면을 다듬어 2개의 단을 만들고, 그 주변에 16개의 연잎을 조각하여 기단부를 조성했다. 그 위에 올려진 탑신석(塔身石, 몸돌)은 3층까지 모서리에 우주(隅柱, 기둥)가 모각(模刻)되어 있다. 탑신석 위에 올려진 두꺼운 옥개석(屋蓋石, 지붕돌)은 낙수면의 길이가 짧고 경사가 급하며 끝부분만 살짝 반전된 형태이다. 상륜부는 연꽃 봉오리 또는 보주 형태의 석재를 올려 단순하게 처리했다.
문화재청은 봉정암 오층석탑은 현존하는 국내 석탑 중 가장 높은 지점에 조성된 탑으로, ▲ 기단부를 생략하고 자연 암반을 기단으로 삼았다는 점 ▲ 진신사리를 봉안한 석탑이라는 점 ▲ 고대의 일반형 석탑이 고려 후기에 단순화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한 ‘인제 봉정암 오층석탑’에 대하여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중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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