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은행 및 금융보안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기관 인터넷뱅킹 등록고객(모바일뱅킹 포함·9549만2000명) 중 OTP 발급건수(871만7000건) 비중은 9.1%에 불과하다.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는 고객 10명 중 OTP를 발급받아 이용하는 고객이 1명도 채 안 되는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최근 1년간 인터넷뱅킹 이용실적이 있는 이용고객수는 4752만9000명으로 이들 고객을 기준으로 계산해도 18.3%에 그친다.
올 1분기 기준으로 보면 2011년 1분기 이후 평균 증가율(2416명)을 감안한 인터넷뱅킹 고객수(추정)는 1억1965만2000명으로, OTP 발급건수(944만4000건) 비율이 7.9%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OTP 발급고객은 지난해 2분기 이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761만4000건이던 OTP 발급건수는 3분기 7.0% 증가한 814만8000건을 기록했으며 4분기에도 7.0% 증가한 871만7000건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에는 8.3% 늘었다.
금융보안연구원은 최근 소비자들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전자금융거래를 위한 보안의식이 확산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사들의 OTP 발급 확대 노력도 한몫했다.
금융사들은 전자금융사기 예방을 위해 각종 이벤트를 통해 OTP를 무료로 발급하거나 전자금융 보안등급 및 이체한도를 대폭 축소했다. 상당수 국내 은행들은 OTP를 발급받지 않은 고객의 보안등급을 한 단계 낮추는 방식으로 1회 및 1일 이체한도를 일괄 하향 조정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보안카드를 사용 중인 인터넷뱅킹 이용고객의 1회 및 1일 이체한도를 일괄 1000만원으로 변경했다. 기존 보안카드 이용고객의 1회 이체한도는 1000만~5000만원, 1일 5000만~2억5000만원이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1월 OTP 이용고객을 제외한 인터넷뱅킹 고객의 1일 이체한도를 기존 5000만~2억5000만원에서 1000만~1억원으로 낮췄다.
금융소비자들이 OTP 사용을 꺼리는 것은 배터리 소모로 인해 3~5년마다 재발급을 받아야 하는데다 3000~1만8000원에 달하는 발급비용 때문이다.
전자금융사기 예방에 주력하고 있는 금융당국 및 금융사 입장에서는 OTP 이용률을 높여야 하지만 지속적인 홍보 및 이벤트 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OTP 사용을 의무화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비용부담 주체를 두고 논란이 일 수 있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지는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자금융거래 피해 발생 시 고객의 잘못이 입증되지 않을 경우 금융사에 책임을 묻겠다는 정부 방침 때문에 OTP 사용 의무화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은행과 소비자 중 발급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에 대한 논란 때문에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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