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크롬 계보 잇는 김태호 교수 "물감 바르고 깎아내며 수행하죠"

  • 노화랑서 개인전 27일까지

 

14일부터 노화랑에서 열고 있는 김태호 교수의 개인전./사진=박현주기자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그려가는 것'이 아니라 '깎아나간' 그림. 흰색, 연두, 주황등 단색으로 덮인 화면은 벌집같은 형상이다.  수평-수직의 규치적인 리듬감의 '그리드'가 압도적인 작품은 '인내와 열정'의 진동이 느껴진다.

모노크롬(단색화)화가인 김태호(64ㆍ홍익대)교수의 '내재율'시리즈다.

14일부터 서울 관훈동 노화랑에서 김 교수의 그림 인생 반세기를 회고하는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아크릴물감을 수없이 발라 두꺼워진 색의 층을 끝없이 깎아낸 '내재율' 작품 대작등 30여점을 걸었다.
 

 100호 이상 대작의 경우 3개월을 꼬박 매달려야하는 수행같은 작업이다. 캔버스에 그은 격자의 선을 따라 20여개 색을 1~1.5㎝에 이르도록 쌓아올린다. 응결된 수많은 색을 조각칼로 깎아내면 구멍이 숭숭 뚫린 벌집 같은 사각의 방이 만들어진다. 붓질을 벗어난 그림, 결과는 놀랍다. 평면의 그림이 움직이는 듯한 울림이 전해진다.

 1977년 은행의 내려진 셔터를 보고  그 위에 나타나는 수평선들을 차용한 그림으로 첫 개인전을 연후 단색화 세대의 젊은 작가로 부상한 그는 40년째 한국 단색화의 계보를 잇고 있다.

 리듬이 반복되어 무한한 힘을 보여주는 '내재율'시리즈는 1993년 후반부터 시작, 20년째 계속 이어지고 있다.

 당시 일본 평론가인 지바 시게오가 "김태호의 작품은 회화적 영역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물리적 평면이 아닌 회화 이외의 무언가를 만들어내려고 했다"고 평한바 있다.  바르고 깎고 또 깎아내는 작업은 이제 '무언가를 만들어내려는'것보다는 한 주제에 천착한 '성실과 열정도 재능'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음양의 색으로 짝을 맞춰 전시된 작품처럼 하나보다는 두개가 같이 걸렸을때 더 빛을 낸다. 전시는 27일까지.  (02)732-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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