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점검-전세] 안정 찾는 전셋값… '재건축과 2·26 대책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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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1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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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한국감정원]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전세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전셋값이 한풀 꺾이고, 품귀 현상을 빚던 전세 물건이 속속 시장에 나오고 있다. 2·26 전월세 대책 등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 여부와 강남권 재건축 등이 향후 변수로 꼽힌다.

1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보합세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8월 이후 89주 만에 상승세가 멈춘 것이다. 특히 강남(-0.04%)지역을 비롯해 전셋값 상승을 주도하던 서울·수도권(-0.02%)이 진정된 것이 눈에 띈다.

거래량도 대폭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현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3478건으로 하루 평균 248건이 거래되고 있다. 이는 전년 동월(일 평균 301건) 대비 31건(17.6%)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월 감소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그 동안 전셋값이 급등한 데 따른 피로감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입주 물량이 증가하고 전세 수요의 매매 전환 등이 두드러지면서 당분간 전셋값의 안정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난이 장기화되면서 강남·송파구 등 전셋값이 급등한 지역의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기존 매매시장은 위축돼 있지만 전세 거주 무주택자가 신규 분양시장으로 몰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셋값이 약세로 전환되기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세를 월세로 전환했을 경우의 수익률이 금리와 비교했을 때 아직 높은 수준"이라며 "월세 전환률이 7%에서 6%로 떨어질 때까지 전세 시장이 우세를 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2·26 대책의 국회 통과 여부와 재건축 이주단지가 많은 점은 전세시장 안정화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올 연말까지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 1만4000가구의 철거 이주가 진행될 예정으로, 전세값의 국지적인 상승세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2·26 대책이 다음 달 국회에서 어떤 형태로 통과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회가 2·26 대책을 원안대로 통과시키면 당연히 시장 영향력이 클 테지만 통과 여부 자체가 불투명하다"며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면서 최근 전셋값의 상승폭이 둔화된 점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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