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회' 유아인 종영 소감 "최고의 해피엔딩"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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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1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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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 [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최승현 기자 = 배우 유아인이 JTBC '밀회' 종영 소감을 전했다.

유아인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TV 드라마는 고단한 일상을 위로하는 모두에게 가장 쉽고 친숙한 오락이고, '인생'과 '인간'의 면면을 담아내며 우리를 비추는 거울이, 세상을 바라보는 통로가 되기도 합니다. 선재를 연기하며 아주 솔직한 굴곡의 거울이 되고, 뒤틀리지 않은 통로가 되어 시청자 여러분을 만날 수 있었던 건 배우로서 일하며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이었습니다"라며 자신이 맡았던 캐릭터 선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예술의 통속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드라마라는 현실적인 시스템 안에서 풀어내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대놓고 어루만지거나 불쑥 던져놓기 녹록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그 경지를 보여주는 것은 더더욱 힘든 일이고요"라며 "시스템에 매몰되지 않고 드라마라는 기법으로 이 모든 과정을 흥미롭고 진득하게 풀어내며 '밀회'의 세계를 창조한 강직한 어른. 안판석 감독님, 정성주 작가님. 넉넉한 여유와 진정성으로 진정성을 보여주신 두 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보냅니다. 그 세계에서 충분히 기민하게 움직이지 못 한 순간들이 떠올라 아쉽고 송구스럽기도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밀회'의 결말에 대해 유아인은 "불륜은 파국에 이르렀고, 사랑은 꽃피웠고, 혜원은 인제야 두 다리 쭉 뻗고 잠이 들었습니다. 선재의 마지막 대사 '다녀올게요'는 최고의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습니다"라고 말하면서 함께 연기했던 김희애를 비롯한 선 후배 배우들과 제작진 및 출연진에게 감사의 인사로 전했다.

'밀회'는 성공만 바라보며 살아온 예술재단 기획실장 혜원(김희애)과 자신의 재능을 모른 채 지내온 천재 피아니스트 선재(유아인)의 사랑을 그린 멜로 드라마다.

한편 오는 19일부터 '밀회'의 후속 드라마로 김옥빈 이희준이 열연할 '유나의 거리'가 방영된다.





(유아인 페이스북 게재글 전문)

뜨거웠던 월화가 지나고 수요일 아침이네요. 밀회가 아닌 또 다른 일터로 향하는 출근길이랍니다.

시간이 더 지나면 이 봄날처럼 밀회에 대한 감각들이 다른 일상으로 무뎌질까 두려워 여운이 다 가시기도 전에 조금 이른 종영 소감을 적습니다.

'상류사회의 인간이 되리라' 살아왔던 혜원. '저를 불쌍하고 학대하게 만든 건 바로 저 자신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살면서 저도 기억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한테 상처와 절망을 줬겠죠. 그래서 저는 재판 결과에 승복하려고 합니다.' 고해한 혜원. 범법에 앞서 스스로를 기만하며 오랜 세월을 보내온 혜원이 속죄하고 자신의 진정한 주인으로 첫발을 딛는 작품의 말미에 이르러 어쩌면 선재는 천재보다는 천사에 더 가까운 인물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세상 모든 오혜원들의 영혼을 비추고 구원하는 거울 같은 존재 말이죠.

TV 드라마는 고단한 일상을 위로하는 모두에게 가장 쉽고 친숙한 오락이고, '인생'과 '인간'의 면면을 담아내며 우리를 비추는 거울이, 세상을 바라보는 통로가 되기도 합니다.

'선재'를 연기하며 아주 솔직한 굴곡의 거울이 되고, 뒤틀리지 않은 통로가 되어 시청자 여러분을 만날 수 있었던 건 배우로서 일하며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이었습니다.

저 역시 화면 앞에서 가슴 졸이며 드라마를 즐겼고, 한 켠에선 선재가 돼 거울 앞에 서서 참된 인간과 진정한 삶이란 무엇일까 질문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내가 욕망하고, 가진것들로 부터 스스로를 노예로 만들 것인가. 내 삶의 진정한 주인으로 가치 있는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

너무 무겁고 진지해서 때로는 손발이 오그라들기도 하지만 2014년의 봄은 한평생, 매 순간을 점검하고 몰두하며 풀어내야 할 그 숙제를 확인하고, 희미하게 가져왔던 정답들에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불륜은 파국을 맞았고, 사랑은 꽃을 피웠고, 혜원은 이제서야 두 다리 쭉 뻗고 잠에 들었습니다. 선재의 마지막 대사 '다녀올께요' 최고의 해피엔딩이라 생각하고 연기했습니다.

예술의 통속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드라마라는 현실적인 시스템 안에서 풀어내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대놓고 어루만지거나 불쑥 던져놓기 녹록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그 경지를 보여주는 것은 더더욱 힘든 일이고요.

시스템에 매몰되지 않고 드라마라는 기법으로 이 모든 과정을 흥미롭고 진득하게 풀어내며 '밀회'의 세계를 창조한 강직한 어른. 안판석 감독님, 정성주 작가님. 넉넉한 여유와 진정성으로 진정성을 보여주신 두 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보냅니다. 그 세계에서 충분히 기민하게 움직이지 못한 순간들이 떠올라 아쉽고 송구스럽기도 합니다.

김용건 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선후배 배우 여러분과 스태프, 같은 세상에서 숨 쉴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최고의 파트너 김희애 선배님. 감사합니다. 볼이 뜯기고, 무섭게 혼이 나도 기분 참 좋았답니다.

마지막으로 드라마 '밀회'를 솔직하게, 끝까지 즐기며 최고의 사랑을 보내 주신 시청자 여러분. 손 발 펴고 안녕히 주무시길.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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