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제3회 '삼성 협력사 채용 한마당'…청년실업자 몰려 인산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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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1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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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그룹 10개 계열사의 협력사 200여개 업체 참가…구직자 1만여명 몰려

  • 이력서 작성부터 면접까지 취업 토털 솔루션 상담 제공…미스매칭은 '아쉬워'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 협력사 채용 한마당'을 찾은 구직자들이 각 회사들의 채용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최근 젊은이들의 취업난을 대변하듯 15일 '삼성 협력사 채용 한마당'에는 몰려든 취업 희망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오전 10시쯤. 삼성 협력사 채용 한마당이 열리고 있는 서울 코엑스 C홀. 취업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부터 대학을 졸업한 취업 재·삼수생까지 채용 박람회를 찾은 참가자들은 이력서 봉투를 옆구리에 끼고 본인이 지원한 회사 부스 앞에 줄을 서 면접을 기다리고 있었다. 각 회사 부스 앞은 짧게는 10여m에서 길게는 수십m까지 인간 줄이 형성됐다.

최근의 심각한 청년취업난을 방증하듯 이날 박람회에는 오후 4시 30분 현재 총 1만5000여명의 구직자가 몰린 것으로 주최측은 집계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전월 대비 1.6%포인트 증가한 10.0%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사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협력사에게는 우수 인력을 채용할 수 있도록 하고, 구직자에게는 원하는 회사에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고자 2012년부터 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며 "회를 거듭할 수록 프로그램도 다양화되는 등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히든' 기업 발굴·솔루션 상담까지…취업난에 '단비'?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이번 채용박람회에는 대덕전자·이오테크닉스·동양이엔피·부전전자 등 삼성전자가 선정한 강소기업을 비롯해 삼성전자 1차 협력사 122개사, 2차 협력사 23개사 등 총 200여개의 협력사가 참여했다. 이들 기업은 현장에서 2000여명의 신입·경력직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다.

삼성은 직군 구분 없이 기업별로 부스가 설치됐던 예년과 달리 연구개발·소프트웨어·경영지원·영업 마케팅·설비·기술 등 6개 직군별 채용기업관을 운영해 구직자가 원하는 기업에 접근하기 쉽도록 했다.

구직자의 취업 준비를 돕는 △취업 토탈 솔루션관 △취업 설명회관 △이력서 사진 촬영관 △면접 메이크업관 등도 따로 마련했다.

가장 많은 구직자가 몰린 곳은 올해 처음 생긴 '취업 토탈 솔루션관'이었다. 솔루션관에서는 삼성 인사담당자 20여명이 구직자의 이력서 첨삭과 면접 상담을 진행했다. 현장 기업 매칭을 통해 구직자에게 적합한 회사를 추천해 주기도 했다.

인천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전보현 씨는 "상반기 대기업 신입사원 공채에 지원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해 중소·중견기업으로 시야를 넓히고 있다"며 "토탈 솔루션 상담을 통해 내가 보완해야 할 점을 알 수 있게 돼 취업 준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구직자·기업 간 미스매칭,  '아쉬워'

이날 박람회장을 찾은 구직자의 대부분은 고등학교와 전문대, 4년제 대학 졸업을 앞둔 취업 준비생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경력사원 모집에 나선 일부 기업 부스는 한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올해 처음으로 참가한 대영전자 박상경 마케팅팀장(상무)는 "50여명이 사전 매칭됐는데 대부분 신입사원 지원자라서 우리가 필요한 인력을 찾기 힘들다"며 "회사가 원하는 인재와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 사이에 인식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워 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째 박람회에 참여한 한 협력사 관계자는 "지난해 협력사 채용한마당을 통해 5명을 채용했다"며 "오전에만 20여명의 구직자와 면접을 진행했는데, 마음에 드는 사람이 별로 없어 올해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사전 등록 후 시간 구분없이 한꺼번에 구직자가 몰리다 보니 면접이나 상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아주대 수학과에 재학 중인 이예원 씨는 "정장까지 갖춰 입고 왔는데 간절한 구직자 맘과 달리 면접관들의 태도는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며 "산만한 분위기에서 면접이 진행되다 보니 기본적인 질의응답 외에 자신의 역량이나 장점을 어필할 수 없었다. 취지는 좋으나 실제 취업으로 이어지는 인원이 얼마나 될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충남 홍성에서 학생 10여명과 함께 박람회를 찾은 혜전대 산합협력센터 취업지원팀 정영신 씨는 "사전 등록을 받긴했지만 면접 시간을 미리 정해주지 않아 장내가 혼잡하다"며 "단시간에 구직자가 몰리면 겉으론 흥행한 것 처럼 보이겠지만, 그 보다는 체계적인 운영으로 구직자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는 게 더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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