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의과학대학원 신의철(43) 교수팀이 C형간염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원인을 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소화기병 분야 세계적 학술지 위장병학저널 5월호에 게재됐다.
C형간염은 우리나라 국민의 1~2%가 감염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A형이나 B형간염과는 달리 예방백신이 없어 감염원 노출을 피하는 것만이 최선의 예방법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연구는 백신 개발에 탄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몸에서는 외부로부터 침입한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위해 면역반응이 일어난다.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의 제거에 필요한 T세포 반응을 적절하게 유도하는데 제1형 주조직복합체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인터페론이라는 물질에 의해 제1형 주조직복합체 발현이 증가되고 T세포는 증가된 제1형 주조직복합체를 인식해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찾아낼 수 있다.
그동안 C형간염 바이러스의 경우 제1형 주조직복합체 발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세포배양을 이용한 감염시스템을 통해 C형간염 바이러스가 제1형 주조직복합체 단백질 발현을 억제한다는 것을 밝히고 이에 대한 메커니즘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
C형간염 바이러스가 세포내의 PKR이라는 단백질을 활성화시켜 제1형 주조직복합체 단백질 발현을 억제하는 사실도 입증했다.
실제 C형간염 바이러스 환자로부터 분리한 T세포 배양 기술을 이용해 C형간염 바이러스가 제1형 주조직복합체 단백질 발현을 억제해 T세포 면역반응을 회피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연구팀은 세포내 PKR 단백질을 조절하면 T세포 면역반응을 증강시킬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신의철 교수는 “C형간염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신약들은 많이 개발된 반면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라며 “C형간염 바이러스의 면역회피 기전을 밝혀내 백신 개발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논문의 제1저자인 강원석 박사는 연세의대를 졸업한 의사로 내과 전문의를 취득한 후 KAIST 의과학대학원 박사과정을 통해 ‘의사-과학자’ 훈련 과정을 거치며 이번 C형간염 바이러스 면역회피 기전 연구를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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