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집안싸움?...전산시스템 놓고 이사회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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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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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 이건호 국민은행장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KB국민은행의 전산시스템 전환을 둘러싸고 정병기 국민은행 감사와 사외이사들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사외이사들은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고, 정 감사는 이건호 행장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때문에 갈등의 배후에 은행장과 지주회사 회장 간 반목이 있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19일 이사회를 열고 IBM 메인프레임 전산 시스템을 유닉스 기반의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안건에 대해 이건호 은행장과 정 감사위원이 제기한 이견을 재논의했으나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론을 냈다.

정 감사위원은 국민은행·카드 이사회가 지난달 24일 IBM 메인프레임 전산 시스템을 유닉스 기반의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안건 의결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감사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그는 이사회결정 이후 관련 내용을 중요한 경영 사안이라고 판단해 금감원에 보고했고, 금감원은 곧바로 관련 사항에 대한 검사에 착수한 상태다.

정 감사위원은 전산시스템 신규 입찰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IBM 측의 제보를 받고 시스템 도입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이 행장도 정 감사의 의견에 동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사회는 메인프레임 시스템보다 유닉스 기반 시스템이 원가 절감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을 결정 이유로 내세웠다.

한편 KB금융지주는 김재열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전무) 명의로 해명자료를 통해 이사회를 옹호했다.

김 전무는 "정 상임감사위원이 은행 경영협의회를 거쳐 은행·카드 이사회에서 결의된 사항에 대해 자의적인 감사권을 남용해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를 무력화시키려 했다"고 비난했다.

또 유닉스 시스템 결정은 독점업체 IBM 메인프레임에 대한 IT 운영의 효율화 차원에서 한 전략적 경영판단이라는 주장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두고 외부출신인 은행장·감사위원과 국민은행 내부세력 간의 갈등이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설이 돌기 시작했다. 

외형적으로는 사외이사와 감사가 전산시스템 변경을 놓고 갈등을 빚은 것이지만, 배후에는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 간 주도권 다툼이 도사리고 있다는 게 금융계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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