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로칼럼]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에 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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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2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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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엽 IBK경제연구소 팀장

궂은 날씨와 거센 물살로 인해 세월호 구조 작업이 난항을 거듭하는 가운데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세월호 사고에 대한 수습이 늦어지면서 관광 및 숙박업을 중심으로 내수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국내 수출 회복이 본격화 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국내 수출은 올해 초 미미한 증가율을 기록하며 잠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작년 같은 시기와 비교해 3월엔 3.7%, 4월엔 9.0%나 올라 2013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크게 하락하며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아르헨티나 금융불안, 미국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중국의 경제 지표 부진 등으로 1080원까지 상승했던 환율은 지난 4월 9일 심리적 지지선이라고 생각했던 1050원 밑으로 떨어졌고 5월 7일에는 1020원까지 추가 하락하며 5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환율이 상승할 만한 특별한 경제 이벤트가 없었던 상황에서 글로벌 달러 약세 현상과 경상수지가 25개월 연속 흑자를 지속 중인 점, 그리고 국내 주식 및 채권 매입을 위해서 외국인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었던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IMF와 미국 재무부가 한국의 원화가치가 균형수준보다 저평가되었다고 주장하면서 금융당국은 환율 방어를 위해 적극적으로 시장 개입에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급격하게 하락한 환율이 반등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비해 좀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왜냐하면 규모가 다소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경상수지 흑자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상대적으로 펀더멘탈이 양호한 국내로 신흥국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출 기업이 수출 대금을 받아 외화 예금으로 보유하고 있는 달러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를 매도할 경우 환율이 1달러당 1000원 밑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정황들을 고려하여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환율전망을 하나 둘씩 900원대로 수정하고 있다.

물론 원·달러 환율의 반등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반기에 미국 양적완화 규모 축소가 종료되면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논의만으로도 환율은 상승 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신흥국발 금융불안, 북한의 핵실험, 지구촌 곳곳의 전쟁 발발 가능성 등도 언제든지 원·달러 환율을 상승 시킬 수 있는 요인들이다.

점쟁이가 아닌 이상 연말 환율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에서도 보았듯이 중요한 건 대비하는 자세다.

특히 환율 하락으로 인해 피해가 예상되는 수출 중소기업은 환거래를 통해 추가 이익의 기회를 노리기보다는 환보험이나 선물환을 이용해 환리스크를 제거하고, 기술 개발을 통한 경쟁력 강화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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