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계셔', 당신에게 드리는 힐링 처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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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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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여신님이 보고계셔'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누구에게나 꿈과 희망은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되는 한 줄기 희망. 환자에게는 새로운 약의 개발이고, 엄마에게는 하나뿐인 딸이 그것일 테다. 혹자는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희망은 늘 옆에 있어요. 포기하지 말아요" 라고.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계셔'(연출 박소영)는 6.25 전쟁 통에 잃어버린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110분의 러닝타임 동안 관객을 울고 웃기며 '희망'을 되새김질한다.

공연은 6·25 전쟁 속 포로수용소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인민군 포로를 수용소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배가 전복하고, 그로 인해 불시착한 무인도에서 다시 만난 남과 북의 군인들은 100일 동안 동고동락하며 생사의 고비를 나눈다. 그리고 그곳에서 찾은 한 줄기 희망, '여신'.

배를 고칠 수 있는 유일한 군인 류순호(신성민 려욱 이재균 전성우). 전쟁 후유증으로 정신병을 앓고 있는 그를 설득하기 위해 동료 군인들이 임의로 탄생시킨 '여신'은 그림자로 어두워진 무인도를 환하게 밝힌다.

'여신님이 보고계셔'에서 여신은 총 4번 등장한다. 한영범에게는 딸로, 이창섭에게는 어머니로, 변주화에게는 누이로, 신석구에게는 첫사랑으로 등장해 무인도에서의 고단한 삶을 위로한다.

공연은 캐릭터들의 관계를 통해 절망, 아픔, 상처 등 부정적인 감정들을 긍정의 감정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에게 따스함, 평안함, 희망의 감동을 전달한다. 각자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희망을 찾아가는 이들의 모습은 지금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작은 토닥거림을 안기며 힐링 처방전이 된다. 

2시간이 채 안 되는 러닝타임 동안 배우와 관객은 하나가 된다. 꽉 찬 스토리와 듣기 좋은 노랫말, 혼신을 다 하는 배우의 열연은 몰입도를 높인다. 또한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의 소재는 기발한 상상력이 더해져 한 편의 동화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2012년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예그린앙코르 최우수선정작으로 뽑혀 2013년 창작뮤지컬 최고의 기대작으로 주목받았던 '여신님이 보고계셔'는 초연보다 한층 진화된 스케일로 돌아왔다. 높은 완성도와 짜임새 있는 드라마, 아름다운 음악으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 내고 있다. 오는 7월 27일까지 두산 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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