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10년 동안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와 ‘잔혹한 출근’ ‘멋진 하루’ ‘불꽃처럼 나비처럼’ ‘퍼펙트 게임’에 출연했으며 지난해 개봉한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에서는 5인조 범죄집단 ‘낮도깨비’를 쫓는 형사 정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김영민은 10년 만에 김기덕 감독과 재회했다. 오는 22일 개봉을 앞둔 ‘일대일’을 통해서다.
지난 15일 서울 가회동 카페에서 만난 김영민은 “그동안 김기덕 감독님을 응원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작업하게 돼 매우 기뻤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기덕 감독 역시 김영민을 믿고 캐스팅했다. 1인8역이라는 전대미문의 역할을 맡긴 것.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1인8역이 아니었어요. 7명의 배우가 따로 있었던거죠. 그런데 크랭크인을 3일 앞두고 1인8역으로 바꾸셨어요. 그래서 제가 ‘그래요? 어떡하죠? 난리났네요. 하하’라고 했죠. 한편으로는 ‘한국영화에서 1인8역이 있었나?’라는 궁금증과 함께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욕심이 난거죠. 그런데 하루에 다 찍는다고 하셔서 놀랐죠. 감독님만 믿었어요. 김기덕 감독님이니까 할 수 있는 1인8역이라고 생각했어요.”
김영민의 연기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다. “걱정은 됐지만 밀어붙였다”는 김영민은 “비슷하지만 약간씩 다른 악역들이고 고통을 주는 역할이라 어려웠지만 감독님, 스태프들과 아이디어를 주고 받으며 캐릭터를 만들 수 있었다. 역시 거장은 거장”이라고 회상했다.
“가능한 완벽하게 역할들을 연기하고 싶어서 한 역할을 하는 동안에도 다른 역할을 공부했어요. 저에게는 1인8역이 보상과도 같은 존재죠.”
그래서 더욱 배역을 탐구하고 작품 전체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일대일’은 나는 누구인가라고 묻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여러 인물들이 ‘권력’에 고통을 주면서 나는 누구인지를 찾는 과정이라고 이해했죠. 감독님께서 ‘이 얘기를 한 번은 해야하지 않겠느냐’라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시사회 때 완성품을 보고 뭉클한 감동을 느꼈어요. 이게 감독님이 얘기하신 그것이구나. 표면적인 스크린을 넘어 뒤에 있는 감독님의 ‘작의’를 모두 이해하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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