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가정의 달 5월에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
한국에서만 한 해 실종아동 발생 건수는 지난 5년간(2009~2013년) 연평균 2만5000명이었으며, 이중에서 3개월 이상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사라진 아이들의 숫자는 2013년에만 564명에 달했다.
2012년 실종아동 방지 정책인 ‘사전등록제’가 도입되었지만 등록률은 24.1%(2013년 4월, 경찰청 발표)에 불과한 실정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25일 ‘실종아동의 날’을 계기로 조사한 결과, 우리 기업들은 자사 업종과 연관된 기술, 기업이 가진 그물망 유통 및 인력, 인프라 등을 활용해 실종아동 관련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실종 아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예방’ 차원의 활동부터 실제 실종 아동을 ‘찾는 활동’까지 업종의 특성을 발휘해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통신 업체들은 통신기술,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등을 접목한 활동으로 실종아동 예방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어린이가 위급 상황에 처했을 경우 ‘T안심폰’을 통해 보호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현재 위치가 문자로 전달되는 ‘T안심 버튼’과 ‘안부 자동 알림’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KT는 자녀 안전을 위한 ‘올레스마트지킴이’ 위치추적 앱을 통해 실시간 위치 추적 및 이동경로 확인이 가능하고, 위급 상황시 긴급SOS 문자 발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람들로 붐비는 백화점은 어린 자녀가 있는 30~40대 여성 고객이 많다는 점에 착안, 지점별로 다양한 예방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관할 경찰서와 함께 실종 아동 방지 정책홍보에 나섰다. 많은 엄마들에게 사전등록제를 알리기 위해 ‘아동 사전등록 데스크’를 운영, 642명의 아동 고객들이 백화점에서 등록에 참여했다.
어린이들이 스스로 자기 몸을 지킬 수 있도록 교육에 힘쓰는 곳도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키즈현대’ 홈페이지를 통해 어린이 실종·유괴 예방을 위한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고, ‘어린이 안전짱 체험박람회’와 ‘키즈현대 어린이 안전 퀴즈 대회’를 실시해 간접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학습 효과를 높이고 있다.
기업들이 가진 인프라가 실종아동을 찾는 데 효과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한국전력공사는 1999년부터 전기요금 청구서에 매월 3명의 실종 어린이 사진을 게재해 2013년까지 109명의 실종아동을 찾아주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4월부터는 모바일 청구서로도 확대 실시 중이다. 전국에 포진해있는 1만3000명의 ‘야쿠르트 아줌마’는 든든한 아동 안전 지킴이다. 한국야쿠르트의 야쿠르트 아줌마들은 담당 지역의 골목길을 잘 알고 있어 경찰청으로부터 실시간 실종아동 정보를 받아 수색을 돕거나, 실종아동을 임시 보호해 경찰이나 보호자에게 인도하는 ‘아동안전지킴이’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일반 시민과 함께 실종아동 찾기 캠페인을 시작한 기업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삼성화재는 삼성화재 트위터 등을 통해 계정별 주 2회 실종아동 사진 및 관련 정보를 올리고 있다. 현재까지 100여명의 실종아동을 홍보 중이며, 트위터 이용자들이 이를 리트윗하게 함으로써 실종아동 정보를 보다 많은 사람과 공유하여 실종아동 발견 확률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실종아동 관련 전문가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최중열 부장은 “실종아동을 위한 기업들의 직간접적인 참여와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이 실제로 실종아동을 찾는 데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이런 활동들은 실종아동 문제를 끊임없이 알리고 일반 시민들의 관심을 환기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용우 전경련 사회본부장은“최근 우리 기업들은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실종아동 문제와 같은‘사회문제’해결에 참여하는 추세”라며 “시민들이 이러한 기업 활동을 함께 해준다면 모두가 사회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실제로 실종아동을 찾는 기적을 만들 수 있도록 기업들의 실종아동 관련 활동에 대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부탁 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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