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태 이후 쌓여 온 양국간 앙금이 증폭된 상징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으나, 북한으로 흘러들어가는 돈줄을 차단하겠다는 게 실질적인 목적이었다는 게 세간의 평가다.
당시에도 남북경협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만큼은 정상적으로 가동됐다. 하지만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개성공단의 사정은 전혀 나아진 게 없다고, 오히려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고 중소기업인들은 입을 모은다.
지난 20일 정기섭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회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성공단이 재가동 된 지 8개월이 지났지만 무엇하나 나아졌다고 할 수가 없다"고 한탄했다.
이날 정 회장은 개성공단이 처해 있는 인력문제와 국내외 기업의 역차별 문제, 향후 발전방향 등 당면과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피력했다.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업체 대표이자, 한 사람의 기업인으로서 제기할 수 있는 일반적인 이슈들이었다.
하지만 예상 밖의 이야기도 많았다. 지난해 개성공단이 가동중단 사태를 빚은 당시부터 지금까지 청와대와 그 어떤 논의도 해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문제는 통일부 소관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대답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사업을 진행했던 기업들은 크나 큰 피해를 입었다. 국가는 국민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대한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지 않느냐"며 "정치와 경제문제는 분리해서 접근하고 것이 맞다고 본다. 정부의 전향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일침했다.
국가와 정부는 국민의 재산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이미 세월호 참사를 통해 뼈저리게 절감한 교훈이다. 중소기업인들의 눈물로 일군 개성공단 역시 예외가 아님을 정부는 인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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