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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가 21일 금수원을 개방, 유병언(73·청해진해운 회장) 전 세모그룹 회장을 체포하기 위한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했다. [사진=이형석 기자]
금수원은 유 전 회장이 이끄는 기독교복음침례회의 총본산으로, 검찰은 유 전 회장과 장남 대균(44) 씨가 이곳에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동안 구원파 신도들은 금수원 정문에 대거 모여 공권력 투입에 대비해왔다. 수사일정 협의를 위해 금수원을 찾은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에 각을 세우며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구원파 신도들은 검찰 체포조의 금수원 진입을 허용, 압수수색에도 응했다. 이에 따라 구원파가 금수원을 개방하게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어 21일 오전 11시께 구원파 측은 "지난 23년 동안 오대양이라는 오명을 쓴 구원파의 열망은 오직 명예를 되찾는 것이었다. 오늘 검찰로부터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구원파가 오대양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내용의 공식적인 통보를 받았다"며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명예 회복이 구원파의 강력했던 '사수 정신'을 푼 명분치고는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 전 회장의 신변과 관련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않았냐는 것이다.
검찰도 지난 20일 서울 신도 집 등 다른 곳으로 달아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검찰은 금수원 진입에 성공한 후 "유 전 회장과 장남 대균 씨의 추적 단서 확보가 금수원 진입의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금수원 개방이 비난 여론을 의식한 데 따른 구원파의 결정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세월호 참사로 검찰 수사의 최대 난제로 떠오르는 유 전 회장 검거의 첫 번째 방해물이 금수원이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로부터 쏟아지는 곱지 않은 시선이 상당한 부담이 됐을 것으로 해석된다.
이태종 구원파 임시 대변인은 금수원 개방에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우리의 아픔보다 유족들의 아픔이 크다는 것을 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종교 탄압을 이유로 더 이상 법집행을 막을 경우 공권력에 정면도전하는 사이비 종교집단으로 매도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한몫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유혈충돌 시 후폭풍은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15개 기동중대 1300여 명을 금수원 주변에 전격 배치, 실력행사에 나서며 구원파 신도들이 심리적 동요를 일으키도록 하는 등 현장 분위기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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