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민간 경제연구소들이 새로운 국민계정 체계를 적용해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을 살펴보면 3.9∼4.0% 수준이다.
통계 개편 이전 기준으로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는 3.9%로,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면 4.0∼4.1%의 수준으로 올라간다. 민간 경제연구소들이 제시한 전망치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관건은 세월호의 여파나 환율 하락세가 얼마나 장기화되느냐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무엇보다 가장 큰 변수로 환율과 소비를 지목했다.
전반적인 소비 흐름을 나타내는 신용카드 사용액의 경우 참사 이후 급격히 위축됐다. 참사 이전 신용카드 승인 증가율은 4월 첫째주 전년동기 대비 7.7%, 둘째주 2.7%, 14∼15일 25.0% 수준이었으나 사고 직후인 16~20일 6.9%, 넷째주 1.8%로 둔화했다.
5월 들어서는 첫째주 8.6%, 둘째주 -4.2%를 기록했지만 셋째주에는 13.4%로 상승했다. 그러나 월초 연휴 등 특수 효과를 고려하면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경우 1분기 중 1060∼1070원 선을 오가다 4월 초 1050원선을 하향돌파한 뒤 5월 초에는 1020원대까지 내려앉았다. 이 때문에 하락세가 급격하게 진행되면 하반기 중에는 1000원선 아래로 환율이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환율 하락과 엔화 약세가 수출에 악재로 작용하면 경기 회복세 자체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음 주에 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인 한국개발연구원(KDI)는 기존 전망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정치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KDI는 지난해 11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정부보다 낮은 3.7%(옛 기준)를 제시했다.
기획재정부는 세월호 여파에 따른 소비 등 내수와 환율 동향, 대선이 예정된 우크라이나 사태, 소비세 인상 이후 일본 경제, 둔화 우려가 제기된 중국 경제 등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하게 점검중이다. 이 때문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달성 여부를 예상하기는 아직 어렵다는 입장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조정 여부는 다음 달 말께 발표할 경제운용방향에서 밝힐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4월 전망(4.0%)치를 유지하고 있다. 오는 7월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는데 그 전에 수정 여부가 나타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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