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골든크로스' 김강우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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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2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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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크로스' 김강우 [사진=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국민 형부'나 '국민 남편' 등 훈훈한 이미지의  김강우가 그 탈을 벗었다. '골든크로스'을 통해 놀라울 정도로 완벽하게 변신한 김강우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김강우는 KBS2 수목드라마 '골든크로스'(극본 유현미·연출 홍석구)에서 아버지와 여동생을 살해한 서동하(정보석)를 잡기 위해 그의 딸 서이레(이시영)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면서 악어의 눈물을 흘리는 강도윤 역을 맡았다. 서슬 퍼런 눈빛 연기를 펼치며 극의 중심을 이끌고 있다. 

김강우는 서이레를 사랑하는 척해야 하는 강도윤에 완전히 물들었다. 줄리엣을 사랑해야 하는 거짓된 로미오를 연기해야 하는 셈인데, 겉으로는 자상한 척, 서이레를 위하는 척 하지만 언제라도 그녀를 배신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하는 강도윤을 자신만의 것으로 탄생시켰다.

김강우의 연기 내공은 21일 오후 방송된 '골든크로스'에서 폭발했다. 자신에게 불순한 의도로 접근했다고 의심하는 서이레를 눈물로 안심시키는 장면.

"나에게 다가온 이유가 뭐냐. 아직도 우리 아버지를 의심하는 거냐. 우리 아버지에게 날 좋아한다고 인사할 수 있냐"고 다그치는 서이레에게 눈물을 보이며 "국장을 의심해 네게 접근한 게 아니다. 네 아버지라서 의심을 버린 거다.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내 마음을 의심하지 말아달라"라고 말했다.

서이레는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검사 서이레를 믿어달라"고 호소했고, 강도윤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으며 진심을 전하려고 했다.

문제는 그다음 장면이었다. 서이레를 믿겠다던 강도윤의 눈빛이 180도 달라진 것. '서동하의 딸을 어떻게 믿느냐'는 내레이션은 섬뜩함을 더했고, 다시 한 번 복수를 다짐하는 강도윤의 모습에 극의 긴장감은 배가 됐다.

김강우의 반전 연기가 놀라운 것은 그동안 보여주었던 착실하고 훈훈한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졌기 때문. '해운대 연인들'의 완벽한 검사라든지 영화 '결혼전야'의 지질한 집착남, 아내를 향한 순애보로 대표되는 그의 이미지가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골든크로스' 속 강도윤은 김강우가 이전에 연기했던 드라마 '남자 이야기'의 채도우를 닮아있다. 분명한 건 욕망에 불탔던 채도우보다 카리스마는 깊어졌고, 목소리는 한층 부드러워졌다는 것. 친절한 '국민 형부', '국민 남편'에서 완벽한 복수를 꿈꾸는 강도윤으로 옷을 갈아입은 것이다.

'골든크로스'가 SBS '너희들은 포위됐다'나 MBC '개과천선'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관전 포인트는 김강우의 변신을 지켜보는 것이다. 그의 통쾌한 복수를 응원함과 동시에 김강우의 연기 변신을 관찰하는 것. 그것이 '골든크로스'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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