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일주일 남짓 만에 2조3000억원어치 이상 주식을 사들이면서 매수종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보기술(IT) 및 자동차, 금융을 비롯한 대형주에 매수가 몰리면서 코스피도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13일부터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3221억원어치 주식을 누적 순매수했다.
지수도 이 기간 1964.94에서 2015.59로 50.65포인트(2.58%) 상승하면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관이 최근 6거래일 연속 1조1200억원어치 이상을 순매도했지만,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오름세가 이어졌다.
특히 대형주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대형주 업종지수는 최근 8거래일만 2% 가까이 뛰었다. 이에 비해 중형주 업종지수는 0.06% 하락했으며, 소형주는 0.49% 오르는 데 그쳤다.
주요 증권사는 연초 관심을 모았던 중소형주에서 대형주로 갈아탈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장화탁 동부증권 연구원은 "소형주가 올해 들어 대형주보다 많이 올랐지만, 격차가 축소되는 모습"이라며 "연초 이후 상당 기간 외국인 매도가 지속됐고, 1분기까지 소형주 지수가 상승했다는 점을 비춰보면 앞으로는 대형주 강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이고 있는 것은 IT주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최근 8거래일 만에 외국인이 6122억원어치를 순매수해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주가도 같은 기간 4% 넘게 뛰었다.
SK하이닉스 또한 외국인이 총 2016억원어치를 샀다. 자동차주에서는 기아차(1297억원)와 현대차(1252억원), 현대모비스(524억원) 순으로 외국인 매수가 많았다.
금융주를 보면 KB금융(961억원) 및 신한지주(834억원), 삼성화재(611억원) 순이다.
김진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IT와 자동차주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며 "포트폴리에서 대형주 비중을 늘려가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전했다.
결국 외국인 매매 패턴에 따라 지수나 주요종목 주가가 춤을 출 것이라는 얘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슈와 실적 모멘텀을 가지고 있는 IT주를 중심으로 외국인이 보유 비중을 더욱 늘릴 전망"이라며 "소프트웨어나 무역, 철강, 은행주를 통해서도 추가 수익을 노리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 수급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 온 원·달러 환율이 1000원선 아래로 급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최근 1020원선에서 안정화되는 모습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7원 내린 1024.2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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