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시각장애인으로만 이뤄진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이 음악인들의 꿈의 무대라 불리는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한국 음악의 아름다움을 선보이며 뉴욕을 감동으로 물들였다.
특별한 재능과 색깔을 가진 음악인들에게 공연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한 ‘카네기홀’에서 보이지 않는 눈 대신, 귀로 소리를 살피며 묵묵히 예술혼을 밝혀온 관현맹인전통예술단에게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예술단의 의미와 가치에 공감한 포스코 1%나눔재단과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후원으로 이뤄진 이번 카네기홀 공연에서는 주어진 90분의 시간 동안 600명의 관객들에게 궁중음악, 민속악, 창작곡 등의 공연을 선보이며 공연장을 감동으로 물들였다.
특히 판소리 ‘사랑가’와 타악합주 ‘울림’ 공연에서는 한국 전통음악의 아름다움에 깊은 감명을 받은 듯 관람객들의 큰 호응이 일기도 했으며, 공연 후반부에는 관객들과 함께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들을 위한 노래와 아리랑을 함께 부르며 한국의 아픔을 공감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줄리 나리만 랭기지앤이노베이션 고등학교 교장은 “평소 장애인들이 어떻게 음악과 예술을 표현하는지 늘 궁금하고 관심이 많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번 공연은 정말 감동 그 자체였다. 보이지 않아도 서로의 느낌을 주고받는 것이 매우 감동적이고 놀라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니엘 B.레빈 코리아 소사이어티 부회장은 “장애를 이겨낸 관현맹인전통예술단원들의 뛰어난 실력과 능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드러머(타악) 합주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고 생각한다”며, “마지막에 모든 관객이 기립해 한국 전통노래인 아리랑을 불렀을 땐 정말 감동적이었다.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의 공연은 미국인 누구에게나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훌륭한 공연이다”고 말했다.
카네기홀을 통해 한국 전통음악의 아름다움을 크게 알린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은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뉴욕 앤 뉴저지 콘서트 투어’(New York & New Jersey Concert Tour)를 실시하며 한국어 정규 과목 추진 및 교사양성기금모금 만찬회, 컬럼비아대학교 공연, 위안부 기림비 앞 야외공연, 코리아소사이어티 초청공연, 랭기지앤이노베이션 고등학교 초청 공연 등에 참여하여 한국의 역사와 전통예술을 알리는 의미 있는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위안부기림비 앞 야외공연에서는 공연을 관람한 뉴저지 버겐카운티 카운티장인 캐슬린 A. 도노반이 관현맹인전통예술단에 ‘감사장’을 전달해 존경을 표하기도 했다. 세계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는 미국 내 특화고등학교 랭기지앤이노베이션 고교에서는 인근의 시각장애인 학교를 포함한 6개 학교의 학생들이 함께 모여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의 공연에 뜨거운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이현아 관현맹인전통예술단 단원은 “세계 최고의 공연장인 카네기홀 무대에 선다는 기대감으로 전날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카네기 홀의 웅장함과 뜨거운 관객들의 호응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타악을 맡고있는 이진용 단원은 “뉴욕에서 의미 있는 공연을 많이 한 것 같아 어느 때보다 기분이 좋다. 우리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의 음악이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고취시키는 데 좋은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은 앞으로도 국내 뿐 아니라 다수의 해외 공연을 진행하여 전 세계인들과 문화적공감대를 형성할 예정이며 오는 6월 3일에 있을 강릉단오축제 공연에서 더 나은 실력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김미경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관장은 “세계 음악의 중심지인 뉴욕답게 시민들이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의 음악에 환호해주시는 모습이 매우 감동적이었다. 이번 뉴욕 공연이 예술단원들에게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되길 바라며 전 세계적으로 무대를 넓힐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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