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새정치민주엽합 유종필 서울 관악구청장 후보가 그날 일과를 온라인 형태 일기로 풀어 네티즌 표심 잡기에 나섰다.
유 후보는 23일 "일분일초가 아깝고 늘 시간에 쫓기는 후보자가 날마다 공개적인 기록을 하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진솔한 반성을 하는 계기로 삼기 위해 일기를 써서 공개하겠다"고 취지를 밝혔다.
다시 말해 현장에서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는 쌍방향식 캠페인을 전개하겠다는 취지다.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인 지난 22일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엄마의 하소연을 들었다는 유 구청장은 "앞으로 어려운 이웃을 잘 챙기라는 뜻으로 새길 것"이라고 굳은 다짐을 전했다.
아래는 일기 전문.
2014년 5월 22일 목요일
공식 선거운동 첫날. 정치 20년째이고 내 선거만 네 번째이지만 출정하는 병사처럼 긴장과 설렘의 가슴을 안고 아내와 함께 일찍 집을 나섰다.
이름과 기호가 적힌 파란색 점퍼에 등산화를 신고 길거리에서 출근길의 직장인들을 상대로 명함을 건네 보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다. 이런 땐 늘 머쓱한 기분이다. 그러던 중 중년의 아주머니가 내 손을 잡아끌고 한쪽으로 가자고 한다.
행운동에 사는 이 분은 발달장애 아들을 두었는데, 실제 나이는 22살이지만 지능은 7살 정도라고 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먹먹해졌다.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의 고통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한다.
최근 1년 동안 자기가 아는 것만도 세 가정의 부모가 자살을 했다고 한다. 물론 자녀를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낸 뒤에. 충격이었다.
이 어머니는 남편도 없이 아이를 키우느라 직장생활을 하다 그마저도 아이 때문에 그만 두고 기초수급자로 살아간다고 했다. 아들은 난향동에 있는 정문학교에 다니는데, 학교에 갔다 오면 자기가 집에서 돌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생겨나고 있는 데이케어센터(주간보호소)는 중증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자기 아들은 마땅히 갈 곳이 없다는 하소연이다. 나는 취임 초 방문하여 교사, 학부모와 간담회를 가진 바 있는 정문학교를 머릿속에 떠올려보았다.
그러나 구체적인 것은 기억에 없다. 2년 전 가보았던 서원동의 발달장애아 일터와 또 다른 곳의 학습 겸 일터를 이 어머니에게 말해주면서 한번 가보라 했지만 별 반응이 없었다. 우리 구청 장애인 담당 과장을 당장 소개해 줄테니 상담해보라 해도 역시 시큰둥한 반응이다.
어머니는 인근 동작구에 있다는 시립 지적장애인 복지관 이야기를 하면서 관악에도 그런 시설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는 지난 4년간 관악구청이 추진해온 장애인복지관 설립의 경과와 향후 계획을 소개해주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기금 마련을 위한 조례 제정과, 어려운 가운데 구 예산으로 기금 30억 마련, 로또복권기금에서 27억을 따오고, 서울시에서 27억을 지원받아 앞으로 국비 20억 정도를 지원 받으면 건립비용을 거의 마련하여 2016년쯤 완공될 예정이라는 것을 설명했더니 대충 알고 있다고 했다.
관악구에 등록된 장애인만 무려 2만 1천 명이 넘는다. 그들과 가족의 고통을 상상해보면 이들에게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장애인의 90%는 후천적 장애인(생후 1년 뒤 장애를 얻는 사람)이다.
이는 누구라도, 언제라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한없이 대화할 수 없어서 전화번호를 따고 선거 이후에 발달장애아 엄마들과 간담회를 한번 갖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이 어머니는 이야기를 들어준 것만으로 고마워하는 것 같았다. 일부러 기획한 것도 아닌데 첫날 첫 일정부터 힘들게 사는 이웃을 만나 대화를 나눈 것은 앞으로 어려운 이웃을 잘 챙기라는 뜻으로 새기기로 했다.
오늘은 첫날이라 그런지 일기를 너무 길게 쓴 것 같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 정치 20년째이고 내 선거만 네 번째이지만 출정하는 병사처럼 긴장과 설렘의 가슴을 안고 아내와 함께 일찍 집을 나섰다.
이름과 기호가 적힌 파란색 점퍼에 등산화를 신고 길거리에서 출근길의 직장인들을 상대로 명함을 건네 보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다. 이런 땐 늘 머쓱한 기분이다. 그러던 중 중년의 아주머니가 내 손을 잡아끌고 한쪽으로 가자고 한다.
행운동에 사는 이 분은 발달장애 아들을 두었는데, 실제 나이는 22살이지만 지능은 7살 정도라고 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먹먹해졌다.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의 고통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한다.
최근 1년 동안 자기가 아는 것만도 세 가정의 부모가 자살을 했다고 한다. 물론 자녀를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낸 뒤에. 충격이었다.
이 어머니는 남편도 없이 아이를 키우느라 직장생활을 하다 그마저도 아이 때문에 그만 두고 기초수급자로 살아간다고 했다. 아들은 난향동에 있는 정문학교에 다니는데, 학교에 갔다 오면 자기가 집에서 돌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생겨나고 있는 데이케어센터(주간보호소)는 중증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자기 아들은 마땅히 갈 곳이 없다는 하소연이다. 나는 취임 초 방문하여 교사, 학부모와 간담회를 가진 바 있는 정문학교를 머릿속에 떠올려보았다.
그러나 구체적인 것은 기억에 없다. 2년 전 가보았던 서원동의 발달장애아 일터와 또 다른 곳의 학습 겸 일터를 이 어머니에게 말해주면서 한번 가보라 했지만 별 반응이 없었다. 우리 구청 장애인 담당 과장을 당장 소개해 줄테니 상담해보라 해도 역시 시큰둥한 반응이다.
어머니는 인근 동작구에 있다는 시립 지적장애인 복지관 이야기를 하면서 관악에도 그런 시설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는 지난 4년간 관악구청이 추진해온 장애인복지관 설립의 경과와 향후 계획을 소개해주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기금 마련을 위한 조례 제정과, 어려운 가운데 구 예산으로 기금 30억 마련, 로또복권기금에서 27억을 따오고, 서울시에서 27억을 지원받아 앞으로 국비 20억 정도를 지원 받으면 건립비용을 거의 마련하여 2016년쯤 완공될 예정이라는 것을 설명했더니 대충 알고 있다고 했다.
관악구에 등록된 장애인만 무려 2만 1천 명이 넘는다. 그들과 가족의 고통을 상상해보면 이들에게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장애인의 90%는 후천적 장애인(생후 1년 뒤 장애를 얻는 사람)이다.
이는 누구라도, 언제라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한없이 대화할 수 없어서 전화번호를 따고 선거 이후에 발달장애아 엄마들과 간담회를 한번 갖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이 어머니는 이야기를 들어준 것만으로 고마워하는 것 같았다. 일부러 기획한 것도 아닌데 첫날 첫 일정부터 힘들게 사는 이웃을 만나 대화를 나눈 것은 앞으로 어려운 이웃을 잘 챙기라는 뜻으로 새기기로 했다.
오늘은 첫날이라 그런지 일기를 너무 길게 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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