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여당 몫 국회 부의장 후보에는 4선의 정갑윤(사진 오른쪽, 울산 중구) 의원이 뽑혔다.
정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국회의장 후보자 선출 투표에서 총 투표수 147표 가운데 101표를 획득, 46표에 그친 황우여(인천 연수) 의원를 따돌렸다.
당내 비주류인 정 의원은 옛 친이(친이명박)계를 포함한 비주류 측과 초선 의원들로부터 몰표를 받아 친박(친박근혜) 주류에서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황 의원을 상대로 예상 밖의 압승을 거뒀다.
그는 투표에 앞 정견발표에도 “다수당이 책임 정치를 하라고 국민이 뽑아줬는데 소수 정당에 질질 끌려갈 수밖에 없는 요지경 국회됐다”면서 “국회 규칙이라도 보완해 여야 대화를 이끌어내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정 의원은 국회의장 대행을 맡고 있던 18대 국회 말기에 여야가 국회법선진화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려 하자 “국회 기능이 마비돼 식물국회로 전락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한 바 있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에 대한 단독 표결을 강행할 당시 의장석에 앉아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투척한 최루탄을 맞기도 했다.
국회 본회의 무기명 투표에서 과반 찬성으로 선출되는 국회의장은 다수당 의원이 단독 출마하는 것이 관례인 만큼 정 의원은 오는 27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차기 국회의장으로 확정될 전망이다.
정 의원은 신경외과 전문의 출신으로 김영삼 정부 후반기인 1996년 15대 총선에서 물갈이 바람을 타고 부산 중·동구에서 금배지를 달고 19대 국회까지 내리 5선에 성공했다.
국회 부의장, 국회 재정경제위원장, 당 세종시특별위원장, 원내 수석부총무 등을 역임했으며, 19대 국회 전반기 의장 선거에서 친박 주류인 강창희 국회의장에게 패했지만, ‘재수’ 끝에 의장 후보 자리를 거머쥐었다.
전임 이명박 정부 시절 친이계 주류로 분류됐지만, 친박계와도 원만한 사이를 유지해 당내 온건파로 불리는 인물이다.
정 의원은 당선 인사말에서 “국회의장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국회의원이 스스로 선출한 국회의 대표를 존중하지 않으면 어떻게 국민이 국회를 신뢰하고 존경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또 여당 몫 국회 부의장 후보에는 4선의 정갑윤 의원이 송광호(충북 제천·단양)·심재철(안양 동안을) 의원을 누르고 선출됐다.
정 의원은 1차 투표에서 과반에 1표 모자라는 73표를 획득했다. 송 의원과 심 의원은 각각 49표와 29표를 얻었다.
곧이어 1·2위 후보자에 대해 실시된 2차 투표에서 정 의원은 총 134표 중 76표를 획득, 57표를 얻은 송 의원을 제치고 국회부의장 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정 의원은 2002년 울산 중구에서 보궐선거를 통해 원내에 입성, 19대 국회까지 내리 당선됐으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울산시당위원장 등을 거쳐 현재 당 상임전국위원과 한·인도의원친선협회장 등을 맡고 있다.
친박계인사로 분류되는 정 의원은 당초 이번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시장 출마 의지를 밝혔지만, 경선 레이스 중도에 하차하고 원내대표 출마를 저울질했었다.
이후 같은 친박계인 이완구 현 원내대표와의 갈등을 우려하는 당안팎의 권유로 다시 국회 부의장 출마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선 인사말에서 “의원 여러분을 갑으로 모시고 여러분의 의정 활동이 윤택하게 끝날 수 있도록 최선의 심부름꾼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은 오는 27일 야당 몫 국회부의장 경선을 치른다. 후보로는 이석현(5선·안양 동안갑)·김성곤(4선·전남 여수갑)·이미경(서울 은평갑) 의원이 출마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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