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 친환경 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완성차업체들이 앞다퉈 전기자동차를 내놓으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아자동차가 지난달 출시한 전기차 쏘울EV의 TV 광고를 최근 시작하면서 일반인들도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도로 위에서는 아직 전기차를 보기가 쉽지 않다.
각종 뉴스와 지면을 통해 전기차에 대한 장점과 미래가 쏟아지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전기차를 눈으로 확인하지 못하는 셈이다.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현대·기아차에서 선보인 국내 최초 양산형 전기차 레이EV를 시작으로 지난해 8월 한국지엠의 스파크EV, 같은해 9월 르노삼성차의 SM3 Z.E., 이어 지난 4월 기아자동차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전기차 쏘울 EV를 출시하면서 국내 전기차 시장에 불이 붙었다.
여기에 BMW가 지난해부터 유럽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전용 모델인 i3를 지난달 국내 시장에 출시하고, 한국닛산도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전기차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리프를 국내에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에도 전기차 시대가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이어졌다.
그러나 정작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전기차가 여전히 화면이나 지면 속 이야기다. 실제로 기아차 쏘울 EV의 경우 현재 일반 대리점에서 구매도 가능한 상황이지만 실질적으로 개인 소비자와 이뤄지는 계약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쏘울EV의 경우 소비자 가격이 4250만원으로 가격이 비싼데다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선뜻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며 “제주도의 경우 지자체 지원금을 포함하면 최저 1850만원에 쏘울EV를 구매할 수 있지만, 타지역의 경우 4000만원이 넘는 제값을 주고 전기차를 구매하기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 출시는 했지만 해결과제 '수두룩'
시장 선점을 위한 각 업체별 전기차 모델 출시는 이뤄졌지만 이들 전기차를 도로위에서 보기에는 여전히 넘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가장 시급한건 인프라 구축이다. BMW의 경우 포스코 ICT와 공동으로 올해 안에 전국 120여개 이마트 내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처럼 민간 차원의 충전 인프라 구축이 추진되고 있지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적극 나서지 않으면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지난 20일 서울시는 현대·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BMW코리아, 한국닛산 등 5개 완성차업체와 전기차보급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 마저도 구체적 협약이 아닌 포괄적 협력 방안으로 원론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세부사항은 보급 차종의 다양화, 공영주차장 이용요금 감면, 혼잡통행료 면제, 충전인프라 확충 및 실시간 정보제공시스템 구축·운영, 충전사업 모델 개발 등 보급 활성화 및 충전 편의 증진 등에 대한 협력사항이 포함됐다. 하지만 공공기관 전기자동차 의무구매 확대, 충전 서비스업 법적 근거 마련에 대한 협력 등은 이번 사항에만 포함됐을 뿐, 아직 구체적인 논의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충전 방식에 대한 혼선도 풀어야 할 숙제다. 3시간 이상 충전해야 하는 완속 충전 방식에는 모든 차량에 적용할 수 있지만 30분 이내에 충전하는 급속 충전 방식은 차데모(CHAdeMO) 방식과 DC콤보 방식, AC 3상 충전 방식 등 세 가지로 나뉜다. 현재 기아차 쏘울 EV는 차데모 방식, 한국지엠 스파크EV과 BMW i3는 DC콤보 방식, 르노삼성 SM3 Z.E.는 AC 3상 충전방식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전기차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씨티카나 전기차 리스 등 민과 관이 함께 움직여 전기차를 통해 수익모델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아울러 국내 완성차 제조업체들도 기존 모델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에서 나아가 전기차 전용 모델 등에 대한 개발 노력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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