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정몽준 여의도 ‘실무형’ vs 박원순 전통시장 ‘참여형’…캠프 면면 들여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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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2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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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鄭, ‘재벌’이미지 탈피…사무기기는 중고제품에 필요한 것만

  • 朴, ‘서민’이미지 강조…사무실부터 집기까지 ‘재활용’ 콘셉트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6‧4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서울시장 후보인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의 캠프 모습은 각각 ‘실무형’과 ‘참여형’으로 각 후보 특성을 반영한 모습이었다. 캠프 내 인사는 각각 ‘드림팀’과 ‘원톱’으로 라인업을 구성해 각 후보의 선거전략도 엿볼 수 있다.
 

서울 여의도 용산빌딩 3층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 캠프 모습


◇ 정몽준 후보 캠프…필승 전략을 다지는 ‘실무형’

25일 찾은 정 후보의 캠프는 7선 의원 출신답게 서울 여의도 국회 바로 앞에 둥지를 틀었다. 풍부한 의정 활동 경험을 최대한 활용하는 동시에 새누리당사와 5분 거리에 있는 만큼 당과 소통을 늘리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또 정 후보의 캠프는 경선 당시의 캠프 그대로이며 2007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곳이기도 하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유력 대권주자였던 박근혜 후보와의 경선에서 승리를 이끌어내 명당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 자리잡은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 캠프


자전거를 타고 있는 정 후보의 모습과 함께 일자리와 복지를 챙기는 ‘일복시장’이라고 새겨져 있는 큰 현수막 2개와 형광색 조끼를 입은 의경 두 명이 없었다면 선거 캠프인지 모르고 지나쳤을 법하다.

캠프는 전형적인 일반 사무실 모습이었다. 다만 내부는 칸막이를 없애 철저한 ‘실무형’으로 꾸렸다. 재벌 이미지를 희석시키려는 듯 사무기기와 집기들은 중고제품에 최소 필요한 품목만 갖췄다. 벽 한편에는 ‘D-10’ 달력을 달아 ‘필승’을 다짐하는 모습이었다.

3층에는 정책실과 후보방, 언론홍보실과 기자실이 있으며 4층에는 지지자와 손님들이 드나들 수 있는 접견실을 마련했다. 그 옆에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는 조직총괄본부와 직능총괄본부가 있었다. 100여 명의 상주 직원은 각자 맡은 분야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날 정 후보 캠프에는 대학생 두 명이 정 후보의 ‘선거전략’이 궁금하다며 찾아왔다. 캠프 관계자와 면담한 후 한 남학생은 “앞으로의 선거전략은 보안상 듣지 못했지만 캠프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두 남학생은 정 후보 선거벽보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옆에 자리잡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 캠프


◇ 박원순 후보 캠프…자원봉사자와 함께하는 ‘참여형’

지난 23일 찾은 새정치연합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캠프는 서울 최초의 전통시장인 광장시장 바로 옆에 자리를 잡았다.

오는 7월이면 철거될 허름한 건물 캠프 외경엔 ‘서울의 변화! 여기서 멈출 수 없습니다’라고 적힌 큼지막한 현수막이 한눈에 들어왔다.

박 후보 캠프에 들어서자마자 자원봉사자 이름표를 달고 있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어서오세요. 음료수 한 잔 드릴까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박 후보 캠프는 ‘자원봉사자’의 천국이었다. 캠프 내 오른쪽에는 투명비닐로 칸막이를 만들어 자원봉사자들이 실무를 보는 곳이 마련돼 있었고, 왼쪽에는 카페 같은 분위기로 청년부터 노인까지 삼삼오오 모여 음료수를 마시며 이야기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재활용해 만든 탁자와 의자가 있는 박원순 후보 캠프 내부 모습


캠프 오른쪽 투병비닐 칸막이에는 손으로 작업한 것 같은 ‘꿀벌캠프’와 ‘풀뿌리 멘토단’ 푯말이 눈에 띄었다. 칸막이를 투명비닐로 만들어놔 자원봉사자들이 안에서 무슨 활동을 하는지도 엿볼 수 있었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형형색색 색종이를 오려붙이고 리본에 정책공약들을 옮겨 적기도 했다.

박 후보 캠프는 ‘재활용’의 느낌이 강했다. 버려진 문짝을 활용해 회의용 탁자를 마련했고, 폐목재를 쌓아 올려 만든 넓은 평상에는 플라스틱 생수박스로 만든 의자가 마련돼 있었다. 철거 예정인 건물이라 천장의 콘크리트와 철제 기둥은 그대로 세워져 있었다.

높은 천장을 활용해 만든 복층에는 캠프의 중요부서인 법무팀, 기획팀 등이 활동하고 있었다. 박 후보 캠프는 2층을 제외하고는 모두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었다. 덕분에 이날 민원을 제기하러 오는 사람, 박 후보를 만나서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방문해 한동안 큰 목소리가 나기도 했다.

또 캠프 안의 책상 위에는 ‘리본에 당신의 정책을 펴서 담아주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수십 개의 리본이 천장에 걸린 줄에 매달아 있었다. 캠프 관계자는 지역민들의 희망사항이 적힌 색색의 리본은 박 후보의 ‘시민 정책’으로 반영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몽준 후보의 '드림팀' 선거대책위원회


◇ 선거캠프 라인업…‘드림팀’ vs ‘원톱’

두 후보의 선거캠프 모습뿐만 아니라 캠프 내 인사도 후보의 특성과 이번 선거전략을 보여준다.

정 후보가 치열한 당내 경선을 치른 후보답게 라이벌 캠프 출신 인사까지 포용한 ‘드림팀’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반면, 박 후보 캠프는 선대위원장 없이 후보를 부각시키는 ‘원톱’ 선대위를 택했다. 저마다 표심몰이를 극대화하기 위한 선거전략을 담아낸 결과로 풀이된다.

정 후보 측 선대위에는 경선주자였던 김황식 전 총리가 고문, 이혜훈 전 최고위원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이들은 지난 24일 중랑구 거리유세에 지원사격을 나서기도 했다.

또 서울시장직을 놓고 박원순 후보와 앞서 대결했던 나경원 전 의원,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진영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김 전 총리와 함께 박관용 전 국회의장, 정 후보의 ‘멘토’ 격인 이홍구 전 총리, 이재오 의원이 고문단을 이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시장 선거에 참여했던 이 의원은 캠프 좌장으로 꼽힌다.

또 △상임선대총괄본부장 김성태 △공동본부장 김용태‧김을동‧유일호‧이성헌 △비서실장 정양석(전 국회의원) △여성위원장 박인숙(새누리당 송파갑 국회의원)으로 핵심직책을 채워 ‘실무형’ 라인업을 만들었다.

반면 박 후보 캠프는 자원봉사자들로만 구성됐기 때문에 선거대책위원회라는 조직이 없다. 따라서 선거대책위원장도 없고, 정해진 직책도 없다. 한 자원봉사자는 “모두가 선대위원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재임을 노리는 박 후보가 ‘작은 캠프’와 ‘조용한 선거’를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임종석 전 의원이 총괄본부장, 하승창 총괄팀장이 그와 보조를 맞춰 캠프를 꾸린다. 대변인단은 진성준 의원과 금태섭 당 대변인이 이끌고 6명의 부대변인이 두 사람과 호흡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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