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인수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34일 만에 대국민 담화를 통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각종 개혁안을 내놓으며 눈물로 사과를 한지도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도 국민들의 불신과 분노는 쉽게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금도 주말이면 서울 도심 곳곳에서 분노의 함성이 들린다.
박 대통령의 담화엔 해양경찰청 해체 등 충격적 조치들도 포함됐지만 세월호 사태의 핵심 중 하나인 KBS와 MBC의 보도참사엔 일언반구도 없었다. 국민들 상당수가 '눈물 사과' 진정성에 의구심을 갖는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지금 공영방송을 장악하여 입맛대로 여론을 조작하려는 청와대와 권력의 하수인이기를 자처하는 길환영 사장에 대한 분노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KBS 내부적으로는 보도국 기자들은 물론 PD, 기술직군, 홍보라인까지 사실상 KBS 구성원 모두가 길환영 사장 퇴진과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또 밖으로는시민-교수단체들이 나서 청와대의 KBS에 대한 개입과 통제 의혹을 규명하고 공영방송을 독립시키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금의 KBS 사태는 정부에서 침묵하고 시치미를 뗀다고 해서 그녕 넘어갈 수 있는 수위를 넘어섰다.
진정 국민을 위한 국가 개조를 박근혜 대통령이 원한다면 국민의 눈과 귀를 어지럽히는 공영방송의 적폐부터 도려내야 할 것이다.
방송장악을 계속하며 국가를 개조하겠다면 그 진정성을 믿는 대한민국 국민은 없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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