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밀회'가 박혁권에게 준 선물…싱글녀 검색어 1위 "하하"

[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지난 13일 종영한 JTBC 월화드라마 '밀회'(극본 정성주·연출 안판석)는 성공을 위해 앞만 바라보고 달려온 예술재단 기획실장 오혜원(김희애)과 자신의 재능을 모르고 살아온 천재 피아니스트 이선재(유아인)의 음악적 교감과 애틋한 사랑을 그린 멜로 드라마다. 투톱의 연기력은 물론 안판석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과 정석주 작가의 탄탄한 필력은 시청자를 '밀회'에 푹 빠지게 했다. 그리고 '밀요일'('밀회'가 방송되는 월·화요일)을 기다렸던 시청자에게 배우 박혁권(43)은 '밀회'를 기다리게 하는 또 다른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대외적으로는 서한음대 피아노과 교수이지만 아내 오혜원에게는 '중2병' 남편 강준형(박혁권). 아내의 불륜을 안 뒤에는 처절하게 속물적 근성을 내보이며 그야말로 지질한 남자의 전형을 완벽 연기, 절로 박수를 치게 만든 박혁권을 지난 21일 서울 충정로 아주경제 본사에서 만났다. 무게감이 느껴질 줄 알았던 박혁권은 솔직하고 소탈했고 때로는 유머러스한 매력까지 갖춘 배우였다.

김희애, 유아인만큼 시청자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박혁권은 "예전에는 식당에서 일하는 아주머니가 알아봐 주셨다면 이제는 싱글녀들이 나를 찾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실제로 최근 한 포털사이트의 싱글녀 검색 순위 1위에 올랐으며 많은 여성팬을 거느린 남자배우가 됐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밀회' 속 강준형은 오혜원과 이선재의 은밀한 사랑에 분노를 느끼면서도 이를 이용해 성공하려는 권력욕이 있는 남자였다. 서한아트센터의 실세 혜원과 천재 피아니스트 선재의 밀회가 발각되면 준형의 미래도 알 수 없기에 두 사람의 사랑에 '질투와 욕망'을 동시에 느꼈다.

그렇다면 박혁권이 시청자의 입장에서 본 혜원과 선재는 어땠을까. "두 사람의 사랑이 참 예뻤어요. 혜원과 선재, 준형까지 세 사람 모두 힘든 관계를 유지하느냐, 한 명은 힘들지만 나머지 두 사람은 행복하느냐의 문제였죠. 시청자로 '밀회'를 봤을 때는 혜원과 선재 모두 나름의 자유와 사랑을 찾았기에 행복한 결과여서 마음에 들었어요. 막상 강준형에게는 새드엔딩이지만요. 하하."

박혁권은 김희애와 유아인의 연기를 놓고 입이 마르도록 극찬했다. "김희애 선배는 고도의 기술을 가진 연기를 펼친다. 긍정적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기에 함께 작업하는 것 자체가 즐거운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유아인은 '날 것' 같은 느낌이었단다. "감성적 능력이나 동물적 감이 좋더라. 내가 무언가를 주면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고 꾸밈 없이 연기하는 모습이 놀라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박혁권은 안판석 감독과 특별한 인연을 자랑했다. 안판석 감독은 연극 무대와 영화 단역을 하던 그를 영화 '국경의 남쪽'(2006)에 캐스팅했다. 1년 뒤 드라마로 넘어온 안 감독의 '하얀거탑'에 출연하며 안방극장 입성에 도움을 받았다. 이후 '아내의 자격'(2012) '세계의 끝'(2013) 등 매 작품을 안 감독과 함께했다. 그리고 안판석 감독의 믿음에 연기력으로 보답했다.

안판석 감독과 작품을 이어간 비결을 묻자 박혁권은 "나에게 측은지심이 들었던 모양"이라고 너스레를 떨더니 이내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안판석 감독님은 제 인생의 모범답안 같은 분이에요. 촬영할 때는 기본이고 제 인생에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옳은 길로 가도록 인도해주시죠.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할 때 감독님을 찾아가면 합리적 판단을 이끌어주십니다."

인터뷰 내내 박혁권은 나이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소년다운 모습을 보였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극찬과 관심에 대해서는 수줍어하면서도 연기에 대해 말할 때만큼은 누구보다 뜨거운 심장을 드러냈다. "과거로 돌아가더라도 배우를 택할 것"이라는 당당한 목소리에서 그의 연기 신념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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