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점 찾은 ‘닥터 이방인’ 인기 탄력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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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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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화면 캡쳐

아주경제 김주은 기자 = 밑그림 그리기가 끝났다. SBS 월화드라마 ‘닥터 이방인’(연출 진혁,극본 박진우 김주)이 7회 방송분을 통해 메디컬이라는 날실과 멜로라는 씨실을 정교하게 교차시키면서 웰메이드 메디컬 멜로 드라마에 한 발짝 다가갔다.

‘닥터 이방인’은 초반 캐릭터 그리기에 집중하다보니 메디컬보다는 멜로에 치우쳤다. 박훈(이종석)이 김일성의 심장을 수술하러간 부친 박철(김상중)의 볼모로 북한으로 넘겨지면서 성인이 돼 돌아온 남한에서 이방인처럼 살게 된 운명을 그리기 위해서였다. 이와 함께 박훈과 얽힌 인물들이 도드라지게 드러났다. 특히 북한에서 만난 첫사랑 송재희(진세연)와 이별하게 되는 장면을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첩보전으로 그려냄으로써 멜로 라인을 부각시켰다.

메디컬에 무게를 둔 드라마를 기대했던 시청자라면 초반의 로맨스 설정이 다소 장황하게 느껴질 수 있었다. 물론 어두운 곳에서도 환자의 증상을 단번에 알아내거나 오수현(강소라)의 엄마를 끝까지 살려내려는 장면에서는 실력 있고 정의로운 의사 박훈의 모습이 그려졌다. 하지만 촌각을 다투며 환자를 수술하는 장면이나 의료 기술이 부각되는 장면이 무게감 있게 다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7회에서는 시청자의 갈증이 다소 해소됐다. 박훈이 심장 기형으로 태어난 신생아가 숨이 멎자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로 살려내 사랑의 포로였던 유약한 남자에서 진정한 의사로 거듭나는 장면이 감동적으로 그려졌다. 작지만 소중한 생명을 건져내는 장면을 밀도감 있게 배치함으로써 메디컬 드라마로서 약했던 한 축을 세운 것이다. 최고의 의사 자리를 두고 격돌하는 장면이 암시되면서 메디컬 드라마의 장점을 서서히 드러낼 예정이다.

인물간 갈등 구조도 심화되면서 극적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7회에서 박훈은 고인이 된 부친이 정치인 장석주(천호진)의 야욕에 의해 북한으로 건너가 이용 당한 뒤 버려졌다는 것을 알고 분노했다. 이 장면에서 이종석의 거침없는 대사 처리와 묵직한 눈물 연기가 빛을 발했다. 첫사랑 송재희와 똑같이 생긴 한승희에게 다가가는 박훈. 한재준(박해진)을 사랑하지만 박훈에게 흔들리는 오수현. 네 명의 멜로 라인이 서서히 날을 세우면서 다음 회에서 메디컬과 멜로의 교차 전개가 기대되고 있다.

MBC ‘종합병원’(1994-1996), ‘의가형제’(1997), ‘해바라기’(1998-1999), ‘하얀거탑’(2007), SBS ‘외과의사 봉달희’(2007), MBC ‘뉴하트’(2007-2008), KBS ‘굿닥터’(2013) 등 메디컬과 멜로라는 재료를 잘 버무려 맛깔 나는 드라마로 사랑받았던 사례를 통해 볼 때 ‘닥터 이방인’의 인기 상승세를 기대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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