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지난해 10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가 1분기에도 3조원 이상 늘어났다. 증가세는 4분기째 지속되고 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1/4분기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1024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3조4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말 1021조원으로 1000조원을 넘어선 이후 또 다시 역대 최고치를 찍은 것이다.
가계신용은 은행과 비은행 등 금융기관의 가계대출과, 신용카드·할부금융사 등에서 발생한 외상구매를 뜻하는 판매신용을 합한 것이다. 한은은 공식적인 가계부채 통계로써 이를 발표하고 있다.
증가세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올해 1분기 가계신용은 6.4% 증가했다. 2012년 1분기(7.1%) 이후 8분기만에 최대 규모다. 2012년 4분기 5.2%에서 지난해 1분기 5.1%로 축소됐던 증가율은 2분기 5.5%, 3분기 5.6%, 4분기 6.0%로 점차 커지는 양상이다.
이재기 한은 금융통계팀 차장은 이에 대해 "2012년 말 취득세감면혜택이 종료되면서 2013년 1분기 가계신용이 감소(-9000억원)했다"면서 "올해 1분기 가계신용 증가폭이 큰 것은 지난해 감소했던 데 대한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성별로 살펴보면 이 기간 가계대출은 967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4조7000억원 증가한 반면, 판매신용은 57조2000억원으로 1조2000억원 감소했다.
예금은행 대출은 1000억원 증가한 481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8조4000억원)보다는 증가폭이 크게 축소됐는데,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같은 기간 6조7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낮아진 데 따른 것이다. 이 차장은 "지난해 말 생애최초구입자 등 주택관련 세제혜택이 종료되고 계절적 비수기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축소된 데다 상여금 지급 등의 영향으로 기타대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과 신용협동조합, 우체국 예금 등을 포함하는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이 기간 3조2000억원 증가한 209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보험과 연금, 국민주택기금, 증권사, 카드사의 현금서비스ㆍ카드론 등을 합한 기타금융기관 등의 대출도 277조원으로 1조3000억원 증가했다.
판매신용은 57조2000억원으로 1분기 중 1조2000억원 감소했다. 계절적인 요인으로 통상 전 분기보다 1분기에 판매신용은 줄어든다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이번에는 신용카드사와 백화점ㆍ자동차회사 등 판매회사에서 각각 1조6000억원과 1000억원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한편 수도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422조3400억원으로 비수도권(268조2200억원)보다 많았다. 하지만 전 분기대비 증가규모로는 비수도권이 2조5400억원 늘어 수도권(8300억원)을 앞질렀다.
주택담보대출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전 분기와 견줘 각각 1조2700억원과 2조7500억원 증가했다. 잔액은 각각 270조900억원과 152조500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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