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中 외교부장 "북핵문제, 6자재개 vs 북한 변화…둘다 필요해"

"북핵문제, 불가역적 대화궤도로 빨리 올려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에서 열린 간담회에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27일 '6자회담 재개'와 '북한의 태도 변화' 중 "(어느것 할 것 없이)두 가지 다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을 방문 중인 왕 부장은 이날 서울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열린 중국 우호인사 초청 행사장에서 북핵 제지를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에 대한 아주경제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이는 하루 전날 서울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중국의 북핵 불용과 북한의 핵실험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중국 측의 입장이 여전히 비핵화와 대화 재개 문제를 놓고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왕 부장은 이날 우호행사 연설에서도 "북핵문제를 조속히 불가역적이고 지속가능하며 실질적인 대화 궤도로 올려놓을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우리는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노력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이번 방한 기간에 한국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적극적인 조건을 마련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며 "한국의 자세를 높게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왕 부장은 이어 "중국은 한반도의 가장 큰 이웃국가로서 남북한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중국은 누구보다 남북관계 개선을 원하고 남북이 자주적·평화적 통일을 실현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남북관계 개선을 단호하게 지지하고 이를 위해 계속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이 같은 6자회담 재개 '강조'는 이른바 '2·29 플러스 알파(α)'라는 비핵화 사전조치를 6자회담 재개의 사실상 전제조건으로 거론해온 우리 측의 입장과 온도차를 보이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이런 중국에 '의미 있는 대화'가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만약 북한이 진정성이 있다면 북핵 고도화 차단에 대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전날 청와대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이 대화를 이야기하면서도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하겠다고 위협하고 영변 핵시설을 가동하고 있는데, 북한이 대화에 진정성이 있다면 최소한 이 같은 행동부터 중단해서 대화의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곽영길 아주뉴스코퍼레이션 사장과 이세기 한중친선협회장, 이만섭 전 국회의장, 이해찬 전 국무총리, 권병현 미래숲 회장, 이규형 전 주중대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최성기 현대자동차그룹 중국 총괄 사장 등 150여명의 인사들이 참석했다.

한·중 외교장관회담 참석차 전날 방한한 왕 부장은 1박2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