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진순현 기자=대규모 중국 크루즈 관광객이 제주를 찾지만 지역경제 근간이 되고 있는 전통시장 등 골목상권은 외면받고 있다.
항공편으로 오는 관광객이 2박3일 또는 3박5일간 머무는 일정에 비하면 크루즈편으로 오는 관광객은 고작 6~8시간 체류기간이 너무 짧다는 게 이유다.
제주도(지사 우근민)는 중국 암웨이 인센티브 관광단 1만7000명이 아시아 최대 크루즈 선박인 바하마 선적의 13만7000t급 ‘보이저 오브 더 시즈’호를 타고 오는 31일 3500명을 시작으로 다음달 10일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제주를 방문한다고 28일 밝혔다.
하지만 당일 일정으로 그나마 대기업 면세점 쇼핑과 무료 관광지를 둘러보는데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탓에 지역경제 파급 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오후 2시 제주항 외항에 도착, 오후 2시 40분부터 30분간 제주시 칠성로를 둘러 본 후 오후 4시 30분부터 1시간가량 면세점에서 쇼핑하는 일정이다. 이어 오후 6시 30분부터 성산일출봉을 둘러보고 오후 9시에 부두로 돌아와 제주를 떠난다.
중국어 관광통역사인 A씨는 “실제로 제주항에 도착하면 입국심사와 하선, 부두 내 이동까지 최장 1시간까지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골목상권인 칠성로인 경우는 일정에서 빼거나 거쳐가는 정도 밖에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18일과 23일에는 중국 완메이 인센티브 관광단 6160여명이 크루즈편으로 제주를 찾아 면세점과 성산일출봉 등을 둘러보고는 8시간 만에 제주를 떠났다.
앞서 14일에도 유사나 헬스 사이언스 인센티브 관광단 1400명은 크루즈편으로 제주를 방문, 약천사와 대포해안, 성산일출봉, 용두암, 도깨비 도로를 둘러보고는 쇼핑 일정 없이 당일 인천으로 떠났다.
제주관광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크루즈관광객 수는 숫자 부풀리기에 불과하다” 며 “도와 관광업계가 함께 나서 크루즈 관광객 질을 높여줘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야간 크루즈 관광객 유치를 고려해 봐야 한다” 며 “재래시장 또는 골목상권에 야시장을 형성해 지역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인센티브단 유치에 맞춰 조성된 제주시 연동 ‘바오젠 거리’는 어느덧 차이나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갈수록 늘고 있는 대규모 크루즈 관광객 유치에 질높은 맞춤형 골목상권살리기가 동반되야 한다는 게 관광업계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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