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안전관리개선 종합대책 10년…수혈 감소 정책 전환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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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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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우리나라 혈액관리 정책이 수혈감소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안전한 혈액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혈액안전관리개선 종합대책을 추진한지 10년이 됐다.

정부는 2004년 혈액안전관리개선 종합대책을 수립해 헌혈자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고려한 선진국형 ‘헌혈의 집’을 설치하는 등 헌혈 인프라를 확충해 나가고 있다.

28일 보건복지부에 의하면 2016년까지 1100억원의 국고를 지원해 헌혈의 집을 신설 60개소 개선 40개소 등 총 100개소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혈액관련 사업비도 매년 늘고 있다. 2004년부터 시작된 혈액사업 예산 국고지원 현황을 보면 혈액안전관리체계 구축 328억원, 검사혈액원통합 및 검사시스템 자동화 232억원, 혈액안전정보관리시스템 구축 14억원, 헌혈의 집 설치 870억원 등 국고 1398억원이 지원됐다.

이러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혈액 보유량은 2013년 12월 기준 7.4일분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 헌혈보다는 단체 헌혈에 의존해 오던 관례에 기인한 것으로 이러한 보유 현황은 시기에 따라 매우 불안정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방학 기간이나 군인과 관련된 환경적 변화, 전방 지역에 말라리아가 출몰하는 시기엔 특히 혈액공급의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한다.

더 큰 문제는 수혈에 대한 부정적 인식확산과 인구사회학적으로 심각한 혈액 부족의 시대가 곧 도래하고 있다는 것을 전문가는 지적한다.

노인 인구와 중증 질환자의 증가와 그들에 대한 정부의 의료비 지원은 또 다른 혈액공급의 고민거리다. 혈액의 질적인 관리도 중요하다.

대한적십자사와 질병관리본부의 ‘채혈 금지자 헌혈 및 수혈 현황 자료’에는 2010~2013년 감염성 질환에 걸린 71명으로부터 총 177유닛(팩)의 혈액이 채혈돼 135유닛이 수혈된 것으로 드러났다.

헌혈자 가운데 감염 우려가 있는 말라리아 환자는 3명, A형 간염 환자는 2명, 매독 환자는 12명, 수두는 6명이었다. 유행성이하선염 환자가 43명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지난해 매독 2기로 확진받은 환자의 혈액이 생후 2개월 된 여자 아기에게 직접 수혈되기도 했다.

박종훈 대한수혈대체학회 정책이사는 “헌혈은 젊은층이 하고 수혈은 노인층이 주로 받는데 통계적으로 노인층이 젊은이에 비해 무려 8배 정도로 수혈을 받는다”며 “결국 혈액관리의 관점에서 보면 헌혈을 하는 젊은이가 많아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현재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고 경고했다.

◆ <미니 인터뷰> 박종훈 대한수혈대체학회 정책이사
 

박종훈 대한수혈대체학회
정책이사



“혈액관리 사업은 국민 모두에게 해당되는 중요한 문제라서 당연히 정부가 알아서 잘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 집단이 잘못된 판단을 하면 국민 건강에 해를 끼치면서도 막대한 예산이 들어갑니다.”

박종훈 대한수혈대체학회 정책이사(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28일 우리나라 혈액관리사업에 대해 철저하고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이사는 “미국의 경우 적혈구 구입비용으로 연간 300억달러, 호주는 연간 혈액사업으로 10억달러를 소요하는데 이는 전체 보건의료 예산의 약 5% 정도의 천문학적인 금액”이라며 “이렇게 엄청난 비용을 지출했지만 혈액관리 비용이 해마다 가파른 증가와 혈액이 갈수록 턱없이 모자란다는 것을 고민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0년 세계보건기구(WHO)는 혈액관리에 대해 수혈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밝혔고 선진국도 수혈을 대체하기 위한 노력들을 펼치고 있다”며 “우리나라 혈액관리도 안정적 혈액공급 위주에서 헌혈과 수혈을 줄이는 정책으로 패러다임의 변화를 꾀할 때”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의 NBCUS 보고에 의하면 헌혈에 의한 2011년의 전혈과 적혈구(RBC)의 수집은 1572만1000유닛으로 2008년 대비 약 9.1%의 감소 추세를 보였고 같은 해의 전혈과 적혈구 수혈량은 1378만5000유닛으로 2008년 대비 역시 약 8.2%의 감소 추세를 보였다.

38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박 이사는 “창의적 의료정책과 식견은 중도적‧합리적인 올바른 의료 환경에서 나온다”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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