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종합화학이 올 초 울산CLX 내 완공한 넥슬렌 공장. [사진=SK종합화학]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석유화학업계가 신규사업 진출과 생산설비 확충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에 나섰다. 합작투자를 통해 비용과 위험 부담은 줄이고,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은 높이기 위해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석유화학기업들과의 합작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최근 잇따른 합작법인 설립과 투자 발표로 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종합화학은 글로벌 화학기업 사빅과 손잡고 고성능 폴리에틸렌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화학사인 사빅의 모하메드 알마디 부회장은 지난 26일 직접 방한해 SK와 고성능 폴리에틸렌 브랜드 넥슬렌의 생산과 판매를 위한 합작법인 설립 계약(JVA)을 체결했다.
이번 합작사업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1년 3월 자원경영을 위해 중동을 방문했을 당시 알마디 부회장을 만나 고성능 폴리에틸렌 분야의 전략적 제휴를 처음 제안한 이후, 2년여의 실무협상을 거쳐 결실을 본 것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양 사는 50:50 지분 비율로 올해 싱가포에 합작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합작법인은 SK종합화학이 올 초 울산CLX 내 완공한 넥슬렌 공장에 함께 제2공장을 사우디아라비아에 건설하는 등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모하메드 알마디 사빅 부회장(왼쪽에서 세번째)이 SK종합화학 울산공장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SK종합화학]
앞서 SK종합화학은 중국 국영 석유기업 시노펙과 함께 중국에 나프타분해설비(NCC)를 건립해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으며, 부타디올 생산설비를 추가로 구축하고 있다. 또 SK종합화학과 일본 JX에너지가 각각 50대 50의 비율로 약 9600억원을 투자한 울산 파라자일렌(PX) 공장이 6월 중 완공을 앞두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현대오일뱅크의 합작법인인 현대케미칼도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양 사가 각각 6대4 비율로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현대케미칼은 초경질원유와 혼합자일렌(MX) 생산하게 된다.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22만㎡ 부지에 들어설 현대케미칼 공장은 오는 2016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향후 현대케미칼은 연간 100만톤의 MX를 생산해 롯데케미칼과 현대오일뱅크 자회사인 현대코스모에 공급한다.
이와 함께 공장에서 생산되는 하루 6만 배럴의 등·경유 제품을 현대오일뱅크가 전량 수출하고, 경질납사 100만톤 전량은 롯데케미칼에 공급할 계획이다.
한화케미칼도 지난해 말 이라크 정부와 합작투자를 체결하고, 에탄과 천연가솔린 분해시설 등의 생산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앞서 2009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시프켐과 인터내셔널폴리머스(IPC)라는 합작법인을 설립,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생산설비를 확충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합작투자의 가장 큰 장점은 신사업에 투입되는 막대한 비용과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라며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고 원재료도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는 것도 업계의 합작투자를 촉진하고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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