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시선이 두려웠던 것이었을까. 그것도 아니라면 인기추락의 우려 때문이었을까. 두 커플은 열애를 부인했던 여느 스타들과 같이 '오리발'부터 내밀었다. 아니라고 '오리발'을 내밀었는데, 알고보니 진짜였던 거짓말. 두 커플은 스스로 당당한 연애보다 숨기기에 급급한 어두운 사랑법을 먼저 선택했다.
정경호와 수영의 열애설은 데이트 목격담이 전해지면서 끊임없이 제기됐다. 친한 선후배 사이라고 부인하던 두 사람은 결국 한 매체의 파파라치에 무릎을 꿇었다. 1년째 열애 중임을 시인하던 날 소속사는 "사생활이라 잘 알지 못했다"고 변명했다. 끝까지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던 팬들을 기만한 태도였다.
배두나와 짐 스터게스의 열애 또한 오리 냄새가 진동했다. 2012년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감독 워쇼스키 형제)처음 만나 사랑을 키워온 것으로 밝혀진 두 사람 역시 처음에는 발뺌부터 했다. 배두나는 "전 매니저가 그랬다. 나는 열애 사실을 부인한 적이 없다"는 말로 해명했지만, 뒷걸음질 쳤던 과거를 생각하면 서운하지 않을 수 없다.
한 방송 관계자는 "연예인들의 사생활은 매출과 직접적으로 얽혀 있다. 열애가 밝혀질 경우 광고 계약이 파기될 수도 있고, 위약금을 물어 주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일단 발뺌부터 하고 보는 것"이라며 "최근에는 공개 열애가 스타의 이미지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차라리 빨리 인정해 버리는 추세다"라고 설명했다.
열애를 인정한 한 스타의 소속사 측은 "드라마 촬영을 앞두고 있는데 열애가 보도되는 경우에는 난감하다. 전반적 작품 전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꼭 열애를 인정해야만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일단 부인하고 보는 게 낫다는 판단"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공효진과 이진욱처럼 광속으로 인정한 이승기-윤아, 원빈-이나영의 열애가 더 축복받는 이유는 단 하나, '쿨'했기 때문이다. "만난 적도 없어요~" 처럼 '괴'스러운 오리발보다 "우리 사귀어요~" 같은 시원한 인정이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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