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과 싸운 후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을 때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아니다. 연예부 기자들을 피하는 몇몇 관계자의 휴대폰에서 흘러나오는 '반갑지 않은' 목소리다.
30일 오전 가수 홍경민의 결혼 소식이 전해졌다. 해금을 전공으로 하는 10살 연하의 일반인과 최근 상견례를 마쳤고, 올가을께 화촉을 밝힌다는 기분 좋은 소식이었다.
문제가 발생했다. 최초로 보도한 기자 외에 그 누구도 홍경민 측과 연락이 닿지 않는 것. 홍경민이 정말로 결혼을 하는지, 피앙세가 10살 연하는 맞는지, 해금을 전공하는 미모의 재원은 맞는지 등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 가능한 기자가 단 한 명도 없다.
앞서 송혜교 강동원이 파리 밀회설에 휩싸였을 당시 두 사람의 소속사 UAA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대표와 이사, 담당 실장까지 모두 휴대폰을 손에서 내려놓았다. 한시라도 빨리 이슈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형국이다.
결국 대부분 매체에서는 이들의 입장을 밝히지 못한 채 '묵묵부답'으로 보도했다. 소속사는 다음 날 둘의 '파리 밀회설'에 대한 해명자료로 화보 촬영현장의 일부를 공개했다. 해프닝으로 일단락 됐지만 한 발 느린 대응은 아쉽다.
그룹 인피니트 측도 마찬가지였다. 엘과 김도연의 열애설이 불거졌을 당시, 또 김도연이 엘과의 열애 사실을 폭로했을 때 즉각적으로 소통한 매니저는 없었다. '회의 중입니다'라는 짧은 문자 메시지가 돌아왔고, 몇 시간이 지난 후에야 해명 보도자료를 받을 수 있었다. 그 사이 팬심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토라졌다.
연예부 기자는 스타의 잘못에 여론을 대신해 비판하고, 칭찬받을 만한 일에는 마찬가지로 민심을 대신해 호평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스타와 기자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은 온전히 매니저의 몫이다. 결국 연예 매니지먼트와 연예 기자는 스타와 대중의 중간에 선 대리인이자 '중간자'들이다.
밥과 같은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스타에게 소화제 역할을 해야 하는 매니저. 사건 사고가 불거졌을 때, 결혼이나 이혼 소식이 알려졌을 때 일단 잠적부터 하고 보는 매니저, 올바른 선택일까. 대중과의 소통을 거부한 채 스타의 만성 체기를 방관하는 것은 책임회피이고 직무유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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