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전남 나주의 해피니스CC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해피니스 송학건설오픈’에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첫날 선두로 나선 후 한 번도 리드를 뺏기지 않고 우승하는 것)으로 생애 첫 승을 올린 김우현(23).
그의 모자에는 ‘바이네르’(Vainer)라는 로고가 달렸다. 물론 바이네르는 그의 메인 스폰서다. 바이네르는 이탈리아 제화·핸드백 브랜드다.
그 브랜드의 한국 에이전시를 바로 김우현의 아버지 김원길씨(53)가 갖고 있다. 김원길씨는 자신의 제화업체 (주)안토니를 운영하면서 바이네르 브랜드도 함께 취급한다.
그는 골프입문 초기에 같은 연습장에 다니던 클럽챔피언 출신의 한 아마추어 고수와 동반플레이를 하곤 했는데 연전연패했다. 승부욕이 유달랐던 그는 당시 네 살이던 작은 아들(우현)에게 골프를 가르쳐 골프선수로 키우는 것이 어떨까 하는데 생각에 미쳤다. 당시 그를 제압했던 아마추어 고수의 아들도 막 골프를 배울 때였기에 김씨도 아들에게 클럽을 쥐어주었다.
아들은 아버지의 뜻을 간파했던지 골프를 곧잘 했다. 고등학교 시절엔 국가대표와 상비군을 지냈다.
결국 프로가 된 아들은 KPGA투어 35개 대회 출전만에 첫 우승컵을 안겨주었다.
국내 ‘컴포트 슈즈’ 업계에서 정상을 달리는 그는 직원들을 위해 회사에 최고급 스포츠 카를 장만해뒀다. 직원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고 요트와 승마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세 자녀 이상을 둔 직원에게는 200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씨는 아들에게 “골프는 자기와의 싸움이다. 자신을 다스려야 한다. 뭔가 보여 주려고 하면 되지 않지만, 마음을 비우면 좋은 결과가 나타난다. 사업과 인생도 골프와 똑같다.”고 말하곤 한다.
특이한 스폰서, 독특한 아버지를 둔 김우현이 첫 승 테이프를 끊고 나서 얼마나,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