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부산시장 선거는 여당인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텃밭이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야당의 기세가 만만치 않은 모양새다. 무소속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결정되면서 예측 불허의 힘겨루기가 이뤄지고 있다.
오 후보는 부산시장 선거에 세 번째 도전이다. 그의 인생에서 2전 3기의 역전 드라마가 만들어 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 후보는 먼저 시장에 당선되면 부산과 경남 양산의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오 후보는 "부산과 양산은 사실상 동일한 생활권인데도 불구하고 행정구역이 분리되어 있어 주민들의 불편이 컸다"며 "부산과 양산을 통합해 동북아 해양경제수도의 초석을 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2011년 부산발전연구원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부산시민의 86%, 양산시민의 81%가 통합에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며 통합에 대한 시민들의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오 후보는 "통합의 첫 걸음으로 경부고속도로 부산-양산구간 통행료를 면제하는 것부터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와 관련해 "1970년 완공된 경부고속도로는 통행료 수납기간을 14년이나 초과한데다, 2012년까지 징수한 통행료 총액도 건설유지비를 2조 6천억 원 이상 초과한 상태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는 끝으로 "부산은 제2의 도시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서울과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며 "부산-양산 통합은 단순한 덩치 키우기가 아니라 두 도시의 새로운 미래 에너지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또 청년이 떠나지 않는 행복한 부산을 만들기 위해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인재가 몰려드는 부산 조성 △하이테크 신성장산업 분야의 최첨단 핵심인재 양성을 2대 목표로 설정했다.
오 후보는 △지역 청년 일자리 협의체인 동남권청년지원네트워크 구성 △청년 일자리 조례 제정 및 부산시 청년정책과·청년일자리정보복지센터 설치 △부산게임랜드 조성을 통한 IT게임산업·E-Sports메카도시 육성 △동부산권 부산재생에너지 산업벨트 조성 △글로벌 비즈니스 인재양성 센터 구축 △부산청년 글로벌 지도자 양성을 위한 하이테크 청년창업 지원 △청년 고용지표 개발 및 공공부문 청년 의무고용 5%까지 단계적 확충 △부산대표도서관 및 쌈지도서관 건립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오 후보는 부산형 복지를 완성하기 위한 3대 목표로 '시민 복지기준선 운영으로 평생복지도시 만들기', '여성이 행복하고 아이 낳기 좋은 도시 만들기', 건강도시 만들기로 시민 건강수명 3년 되돌리기'를 내놓았다.
먼저 '시민 복지기준선 운영으로 평생복지도시'의 핵심공약으로 △시장 직속 '실버행복위원회' 설치운영 △노인대학 및 경로당 운영비 2배확대 지원 △ 돌봄, 보육, 교육, 건강, 일자리, 사회안전, 근린생활 영역별 15분내 동네복지 실현 △1구1 '어르신복지종합센터' 및 '치매요양센터' 조성운영 △1구 1장애인 '복지종합지원센터' 조성 운영 △부산형 어르신 일자리 종합지원체계 운영 사업추진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통한 취약계층 일자리 10만개 창출을 제시했다
이어 '여성이 행복하고 아이 낳기 좋은 도시'를 달성하기 위해 △1동 1 공공보육시설 지원 및 민간보육원의 국․공립수준 향상 △여성출산율 1.5명 달성 △여성경제활동 참가율 55% 달성 △공공산후조리원 운영 및 산후돌보미 파견사업 △1구 1개'아동상담치료센터'운영을 공약했다.
'건강도시 만들기로 시민에게 건강수명 3년 되돌리기' 목표 공약으로△아동치과주치의 및 동네주치의제 운영 △응급상황에 강한 생활권역별 24시간 의료시스템 구축 △사회복지사종사자 처우개선 종사자 급여 최소10만원 인상을 설정했다.
오 후보에게 ‘작은 거인’이라는 별명이 공직생활 40여 년 동안 늘 따라다녔다. 작은 키와 아담한 체구와 달리 거침없는 추진력과 남다른 리더십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오 후보는 어린 시절부터 그는 ‘말더듬 장애’ 때문에 놀림과 따돌림을 받았다. 학창시절엔 심한 말더듬증으로 국어시간에 선생님이 책읽기도 못하게 한 적도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매일 아침 연필을 물고 신문 사설을 읽었고, 수업시간마다 일부러라도 발표를 하면서 담력을 키우려 하는 등 피나는 노력을 했다고 한다. 부산시장으로 당선되고 싶은 이유 중 한 가지는 말더듬증이나 실의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고 싶기 때문이다.
그는 아마추어 성악가로 활동했을 정도로 빼어난 노래실력을 자랑한다. 책을 읽지 못할 정도로 말더듬이었지만 노래를 하면 전혀 더듬지 않아 혼자 있을 때마다 열심히 노래를 부른 덕분이다.
오 후보는 부산의 영도, 송도, 국제시장,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냈다. 대부분의 학창시절을 부산에서 보낸 뒤 서울대에 진학했으며 스물다섯 살의 나이에 행정고시 전체 석차 4위로 합격했다.
오 후보는 대한제강 창업주인 고 오우영씨의 넷째 아들이다. 대한제강은 6·25 피난 시절 온 가족이 리어카에 고철을 주워 담아 한 푼 두 푼 모은 돈으로 고물상을 차리면서 번성하게 된 부산지역의 대표적 향토기업이다. 그의 아버지가 집안에 공무원 한명쯤은 있길 바라셔서 사업을 물려받는 대신 행정관료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오 후보는 부산시, 내무부(현 안전행정부) 등에서 공직생활을 하며 해양수산부장관까지 역임한 행정 전문가다. 1974년 부산시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 내무부 편성운영과장 등을 거쳐 1992년 부산시로 돌아와 기획관리실장, 행정부시장, 시장 권한대행 등을 맡았다. 노무현정부 시절에 해양수산부장관을 지냈고, 2004년 재‧보선과 2006년 부산시장 선거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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