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에서 편리한 주문으로 바로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처럼 최신 유행의 옷을 싸고 빠르게 살 수 있는 것을 패스트패션이라고 합니다. 패스트패션이란 의류기획∙디자인, 생산∙제조, 유통∙판매까지 전 과정을 제조회사가 맡는 의류 전문점을 말합니다. 직영매장을 운영, 비용을 절감시킴으로써 싼 가격에 공급하고, 소비자의 요구를 빠르게 캐치하여 판매하는 유통업체인데, 일반적인 브랜드는 기획에서 공급까지 2~3개월이 걸리는 반면 이들 브랜드는 상황에 따라 1~2주 만에 ‘다품종 대량공급’도 가능한 것이 특징이며, 전문용어로는 SPA브랜드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들 브랜드 중에서는 한 아이템으로 500만장이라는 기록적 판매를 달성하기도 하였습니다. 유명연예인이 광고하면서 9900원 이나 1만9900이라고 하니 소비자에게는 매력적인 가격인건 분명합니다. 저렴한 가격이니 소비자는 열광합니다.
당신의 옷장에는 패스트패션 브랜드의 옷이 몇 벌이 있고, 그 옷들을 계속 입고 있는지, 당신은 패스트패션의 중독자가 아닌지 생각에 봐야 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싸게만 사면된다는 소비자이거나, 싸니깐 몇 번 입고 버리자 라고 생각 하는 소비자라면 당신은 또 다른 환경에서는 불필요한 쓰레기를 만들고 환경을 파괴하는 생산자일 수 있습니다.
500만장이 만들어져서 버려지는 기간은 단 6개월 만에 이루어집니다. 가격만 보지 말고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한번은 생각해 보고 구매해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옷을 만들 때 많은 제조원가중 인건비가 가장 많이 드는데 만원의 제품이라면 하루인건비가 500원 안 되는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는 노동력이 있습니다. 거두절미 하고, 이 옷들은 디자이너의 창의적 감성이 아닌 마케팅과 자금력으로 좌우되는 시장원리로 만들어집니다. 당신이 입은 옷이 500만 명이 똑같이 입는 유니폼이라는 사실도 알아야 될 것입니다.
건강과 다이어트 유기농음식을 선호하는 건강한 소비자라면 패스트푸드보다는 슬로우푸드를 선호할 것입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처럼 원산지는 어디이고 칼로리는 유해물질은 없는지 비위생적이지는 않은지 꼼꼼히 따져보는 것처럼, 한번 입고 옷장 속에서 묵히다가 버리는 일회용 옷이 되어 환경파괴가 되지 않도록 꼼꼼히 슬로우 쇼핑 하는 것도 고려해 봄직합니다. 잘 입지 않는 열 벌보다는 자주 입게 되는 본인의 옷 한 벌이 얼마나 소중한지는 말 하지 않아도 아실 것입니다.
패스트패션을 합리적으로 소비하고 절제수준을 유지 한다면 우리는 현명한 소비자가 될 것입니다. 패스트패션업계도 환경과 노동자들을 조금 더 생각하면 사회적 공헌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15년 전쯤인가 친구들과 후배디자이너들이 1세대 선배디자이너들이 만든 청담동디자이너 거리처럼 우리시대의 패션거리를 만들자며 젊은 디자이너들이 가로수 길에 작은 규모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몇 년 전 까지 만해도 아기자기한 거리였고 서울에만 있는 작고 예쁜 거리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신진디자이너 들은 밀려나고 패스트패션의 격전지가 되었습니다. 전 세계 어디곳에나 있는 비슷한 거리가 되었습니다.
빨리빨리를 추구했던 대한민국에게는 빠르게 만들어지고 빠르게 판매되며 빠르게 성장하는 패스트패션이 적중한 거 같습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패션업계를 변화시킬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패션디자이너 김형철 ok775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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