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줄 감정평가 논란 ‘한남 더 힐’, “세입자·시행사 모두 부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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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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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32㎡(100평) .세입자 30억-시행사 80억 중간인 50억 적정...해당 감평사 징계 처분

'한남 더 힐' 아파트 전경. [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분양전환 가격 산정을 위한 세입자와 시행사간 감정평가 금액이 판이하게 달라 논란을 빚었던 ‘한남 더 힐’에 대한 양측의 감정평가가 모두 부적정하다는 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부는 가격을 적절하지 않게 매긴 감정평가사와 법인 등에 대해 최고 자격등록 취소의 징계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한국감정원에게 한남 더 힐 민간 임대 아파트 감정평가 타당성조사를 의뢰해 적정성 여부를 검토한 결과 양측 감정평가서가 모두 ‘부적정’으로 판정됐다고 2일 밝혔다.

감정원은 앞서 1월 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이 아파트 감정평가 타당성 조사를 실시했다. 타당성 조사는 타당성조사 의뢰 후 자료제출 요청, 감정평가서 분석, 현장조사, 자료수집(유사부동산 실거래사례, 인근 부동산 탐문조사 등), 평가사 의견청취, 결과서 작성, 1차 자문·심의위원회, 평가사 재심요청, 2차 자문·심의위원회를 거쳐 최종 결과보고서를 작성·보고하게 된다.

조사 결과 모든 법인이 주된 평가방법으로 채택한 거래사례 비교법은 사례선정·시점수정·품등비교 등이 대부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평가액이 적정가격 범위를 벗어나 현저하게 적거나 많았기 때문에 해당 감정평가서는 부적정하다는 게 감정원의 판단이다.
 
감정원이 제시한 이 아파트 600가구의 적정가격 수준은 1조6800억~1조9800억원이다. 앞서 세입자측은 1조1699억원, 시행사측은 2조5512억원으로 평가한 바 있다. 양측 모두 적정가격과 수천억원이 차이나는 것이다.

세입자와 시행사간 평가액 차이가 가장 컸던 공급면적 332㎡(36가구)의 경우 감정원은 3.3㎡당 적정가격으로 4600만~6000만원을 제시했다. 반면 세입자는 3.3㎡당 2904만원, 시행사는 7944만원으로 매겼다.

한남 더 힐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 단국대 부지 연면적 20만9358.14㎡에 지하 2층 지상 2~12층 규모로 지어진 아파트·연립주택이다. 32개동 600가구로 구성됐다. 2011년 입주해 지난해 7월부터 분양 전환을 추진 중이다.

한스자람이 시행하고 금호산업이 시공했다. 임대 수준은 공급 215㎡형이 보증금 최저 15억2810만원에 월 임대료 260만원, 332㎡형이 25억2070만원부터 월 429만원 선이다. 평균 임대보증금은 3.3㎡당 2350만원이다.

감정평가는 나라·제일법인(세입자측), 미래새한·대한법인(시행사측)이 각각 맡았다. 당초 세입자와 시행사측은 각자 법인에 감정평가를 의뢰하며 양측이 산출한 감정평가 가격의 평균을 분양전환 가격으로 정하도록 합의 한 바 있다. 하지만 양측 금액이 크게 차이가 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국토부는 감정평가 타당성조사 결과가 부적정으로 판정됨에 따라 법인을 포함한 해당 감정평가사에 대해 이달 중 감정평가사징계위원회 심의·의결 등을 거쳐 징계처분할 계획이다. 징계는 감정평가사의 경우 자격등록의 취소 또는 업무정지, 견책, 감정평가법인은 업무정지, 과징금 등이다.

또 부실평가 재발 방지를 위해 감정평가실무기준을 개정해 대규모 일반평가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기준을 마련하고 감정평가 연수규칙을 개정해 윤리교육을 강화키로 했다.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서는 감정평가업자가 감정평가서 발급 시 감정평가서와 관련서류를 감정평가정보체계 등록을 의무화해 감정평가의 투명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국토부 부동산평가과 관계자는 “앞으로 부실 감정평가에 대하여는 징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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