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기의 필담] 초교생 0순위 프로 '런닝맨' 경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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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0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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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담=必談, 筆談 중의적인 표현. 반드시 해야하는 이야기, 글로 전하는 이야기

[사진=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방송 캡처]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경기도 구리에서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키우고 있는 주부 홍모 씨는 걱정이 많다.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꼭 봐야 '대화가 되는' 프로그램이 되면서 함께 시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간혹 아이의 정서를 해치는 '민망한' 장면들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배우 손현주에게는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이 있다. 지난해 영화 ‘숨바꼭질’(감독 허정)의 홍보차 ‘런닝맨’에 출연했을 당시 4학년이었던 아들의 반응은 대단했다. 손현주는 기자와 만나 “아들이 ‘아빠 ‘런닝맨’ 한 번만 출연하면 안돼’냐고 하더라. 이번에 출연하고 멤버들의 이름표를 기념으로 받아왔다. 그런데 아들이 아빠는 뒷전이고 그 이름표를 쭉 늘어놓고 몇 시간을 쳐다만 보고 있더라”고 말했다. 그만큼 ‘런닝맨’은 초등생 사이에서 큰 인기다.

학교 운동장과 건물들을 배경 삼아 서로 등에 붙인 이름표를 떼는 놀이를 할 정도로 인기몰이 중인 ‘런닝맨’은 유행어 제조프로그램인 KBS2 ‘개그콘서트’와 함께 일요일 필수 시청프로그램이 됐다.

1일 오후 방송된 ‘런닝맨’은 ‘깨지지 않는 사랑’을 주제로 진행됐다. 배우 박서준, 진세연, 하연수, 방송인 최희, 모델 한혜진, 걸스데이 민아, 브라운아이드걸스 나르샤가 출연해 멤버들과 1대 1로 짝을 이루어 ‘단무지 짧게 먹기’ 게임을 했다.

특히 송지효와 박서준은 긴 단무지를 4㎜까지 줄였다. 누가 봐도 입술이 닿은 것으로 보였다. 송지효와 박서준 이후 김종국과 하연수는 한 술 더 뜬 파격적 모습을 보이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사진=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게시판 캡처]


시청자들은 공식 게시판을 통해 “‘런닝맨’ 경고 합니다. 초등생 여자아이와 청소년을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믿는 ‘런닝맨’에서 키스게임 같이 과거 대학생 엠티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을 서슴지 않고 전국방송에 내보낼 수 있는 것은 용기입니까? 국민 기만입니까? 이런 예능은 밤 11시 이후에나 성인 대상으로 해야하는 것 아닙니까?” “가족시청시간대에 같이 보면서 편히 즐겁게 볼 수 있다면 좋겠는데 게임이란 이름으로 성적인 요소를 넣어 재미가 있다는 식의 진행은 가족들이 보는 시간대로선 불편하네요. 성적인 요소를 넣어야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제작방송인들의 저질적 수준이라고 가르칠 수밖에 없네요” 등으로 강하게 비판했다.

시청불가운동을 벌이겠다는 경고와 함께 “‘런닝맨’ 뽀뽀특집 잘 봤습니다”라며 비아냥거리는 댓글도 있다.

‘동XX 엽X 떡볶이’ PPL(간접광고)을 배경으로 이런 성적인 게임을 본 아이들이 동네 분식점에서 따라할 수 있다는 상상은 부모들을 기겁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성별, 연령별 시청률 추이를 확인하는 방송사나 PD 입장에서 ‘런닝맨’이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라는 점을 몰랐을 리가 없다. 몰랐다 하더라도 지성이 있는 어른이라면, 가족이 모여 함께 TV를 시청하는 시간대에 피해야할 게임이었다.

앞으로도 선정적 아이템을 준비할 예정이라면 시간대를 오후 11시 이후로 옮겨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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