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증권사 출입기자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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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0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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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 나는 삼성증권ㆍ현대증권ㆍ대신증권을 비롯한 증권사를 '출입'하는 증권부 기자다. 출입기자는 증권사에서 내놓는 기업분석보고서를 날마다 써준다. 내용이 맞는지, 안 맞는지 알기 어려운 보고서도 많다. 그래도 '증권사는 이렇게 밝혔다'는 식으로 일단 쓴다.

애널리스트와 증권사 출입기자가 먼저 염두에 두는 독자는 똑같이 '투자자'다. 기업분석보고서를 쓰기 위해 애널리스트는 해당업체를 꼭 탐방해야 한다. 재무제표나 업황 또한 미리미리 살펴야 한다. 기자도 마찬가지다. 보고서든 기사든 이런 탐방이나 취재를 통해 얻은 팩트(사실)를 기반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래야만 신뢰가 유지된다. 

그러나 신뢰는 번번이 무너져 왔다. 투자자를 속였다가 당국으로부터 호된 벌을 받은 증권사는 최근에도 많다. CJ E&M이라는 회사가 문제였다. 애널리스트는 이 회사 미공개정보를 투자자에 공시하기도 전에 펀드매니저에게 넘겨버렸다. 자본시장법 위반이다. 해당 애널리스트가 속한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여러 증권사가 줄줄이 기관경고를 받았다.

그래도 늦게나마 반성문을 쓰는 증권사도 나온다.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최근 고객에게 편지를 보냈다. 주 사장은 과다한 주식매매에 대한 영업직원 실적을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영업직원에 주던 성과급도 없앤단다. 유행 따라 잘 모르는 위험한 상품을 파는 일도 마찬가지다. 투자자에 실질적인 정보를 주기 위해 매도 보고서도 과감히 내기로 했다.

기자도 반성문이 필요하기는 마찬가지다. 세월호 '보도참사'로 기자가 '기레기'가 되기 전부터 '묻지마' 기사는 많았다. 주식을 사라는 의견뿐인 증권사 보고서를 그대로 받아썼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전망이 합리적인지 확인하지도, 묻지도 않았다. 이러니 누가 기사를 믿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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