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입원부터 삼성에버랜드 상장까지, 예정된 승계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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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0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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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지난해 8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폐렴 증상으로 입원한 이후 삼성에버랜드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발표도 현재 이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입원 중인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 전부터 수립된 구조개편 시나리오대로 순차적인 단계가 진행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이 회장이 지난해 8월 3주간 입원했다가 복귀한 뒤 곧바로 9월에 삼성에버랜드의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 양수 계약이 체결됐다. 이어 11월에는 삼성에버랜드가 건물관리업을 에스원에 넘기고 급식과 식자재 사업을 분리해 100% 자회사인 삼성웰스토리를 만들기로 하고, 12월엔 제일모직과 사업부 물적 분할을 완료한다. 이러한 사업재편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작업이란 해석을 낳았다.

이후 구조개편은 삼성그룹 전 계열사 영역으로 확대된다. 올해 3월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합병, 4월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의 합병이 결정됐다. 또한 5월에는 삼성생명보험이 삼성자산운용을 100%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발표했고, 삼성증권의 삼성선물 100% 자회사 편입도 같은 달 결정됐다. 5월에는 특히 삼성SDS의 연내 상장 계획이 발표돼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가능성도 대두됐다.

그러다 이 회장이 심근경색증으로 갑작스럽게 입원해 3세 승계 작업이 한층 더 빨라질 것으로 관측됐고 결국 삼성에버랜드의 상장설이 현실화되기에 이른 것이다.

재계에서는 이제 삼성에버랜드의 지주회사 전환을 통한 지배구조 강화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한다. 삼성전자나 삼성물산 등 핵심 계열사에 대한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낮아 삼성에버랜드 지주회사 전환으로 이들 계열사의 지배권을 높이는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의 상장은 오너일가 지분 가치를 상승시켜 승계 작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물산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로 삼성그룹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이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25.1%의 지분을 갖고 있다. 또 두 딸인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 이서현 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도 각각 8.3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의 지분도 3.72% 있다.

삼성SDS는 삼성전자가 22.58%로 최대주주이고, 개인주주로 보면 이재용 부회장이 11.25%로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또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도 각각 3.90%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재계에서는 이러한 양사의 상장으로 지분가치가 상승하면서 승계를 위한 상속세나 경영권 방어 자금 충당에 활용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상장 후 실질적인 자금 확보 수단은 구주 매출이나 지분 맞교환, 담보 설정 등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보여진다. 이를 통해 확보된 자금은 6조 원이 넘을 것으로 관측되는 상속세나 삼성SDI, 삼성물산, 삼성카드 등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의 지분율을 높이는 데 사용될 것이란 게 재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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