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승자와 패자가 철저히 갈리는 제로섬 게임(Zero-sum)의 막이 올랐다.
여야는 6·4 지방선거의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3일 초박빙 지역을 돌며 총력전을 개시했다.
선거 결과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주도권과 권력 구도 변화에 중대 분수령이 될 수 있는 만큼 여야 모두 사활을 건 한판 승부에 돌입한 모양새다.
특히 정부여당은 지방선거 이후 국무총리 지명 등 청와대 내각 개편과 ‘포스트 황우여’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등 정치현안이 산적해 그 어느 때보다 민심에 촉각을 기울이며 ‘미워도 다시 한 번’을 외치고 나섰다.
이에 맞선 새정치민주연합은 2012년 총·대선에 이어 또다시 패배하는, ‘트리플 크라운( Triple crown)’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야권이 ‘세월호 심판론’에도 지방선거에서 패배한다면 야권 통합 명분은 물론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리더십도 사실상 바닥으로 떨어진다.
이 경우 2016년 의회권력 교체와 2017년 정권교체 교두보 마련에 실패한 만큼 당 내부에서 조기 전당대회 요구가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방선거 결과가 여야의 명운을 결정짓는 터닝 포인트인 셈이다.
◆與 ‘朴대통령 마케팅’ vs 野 ‘세월호 심판론’
새누리당은 이날 정통적인 텃밭인 부산을 시작으로, 대구·대전·충청·경기·서울 등을 잇는 이른바 ‘경부선 북상 유세’를 벌였다.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과 서청원·김무성·최경환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총출동,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을 앞세워 ‘정권 수호’를 외쳤다.
이 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집권여당으로 무한한 책임을 느끼고 통렬한 반성을 하고 있다”면서 “박 대통령이 강력한 국정 추동력을 갖기 위해서는 새누리당 후보들이 지방정부를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지방선거 참패가 박 대통령의 레임덕의 단초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광역단체장 17곳 중 부산·대구·대전·울산·경기·경북·경남·세종·제주 등에서 승리하기 위해 막판 세몰이 유세전을 펼쳤다.
여권 무덤인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지방권력 탈환에 성공할 경우 박 대통령의 집권 2년차 국정운영에 강한 드라이브가 예상된다.
반면 새정련은 같은 날 수도권 등 광역 라인 집중 유세를 통해 맞불을 놨다.
서울을 제외한 경기·인천을 초박빙 지역으로 판단하고 수도권 바람몰이를 통해 승부를 결정짓겠다는 전략이다. 문재인·손학규·정동영 공동선대위원장도 이날 수도권 등지에서 지원유세에 가세했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이날 경기도 수원의 김진표 경기지사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국민안심선거대책위회의를 열고 “(투표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세월호처럼 대한민국호가 침몰할 것”이라며 야권 지지를 호소했다.
새정련이 지방권력 수성을 통해 정권교체 초석을 마련한다면, 야권 통합을 매개로 합친 비노그룹(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당 장악력이 높아지게 된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에도 불구 또다시 패할 경우 ‘의회(총선)·행정(대선)·지방(지선)’ 권력을 모두 내주게 돼 야권발 정계개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새정련 한 관계자는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서울 박원순·충남 안희정·인천 송영길 등을 안정권으로 보고 경기·충북·강원 등과 전남북, 광주에서 각각 이기면 대승”이라며 “2030세대 등 젊은 층과 40대 유권자들 투표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사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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