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의 갤럭시노트] 백마디 말보다 더 따끔한 ‘무한도전 선거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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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03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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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사진 제공=MBC]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현장 투표수 9만5351건, 온라인 투표수 36만3047건, 총합 45만8398건. 2010년 지방 선거 울산 지역 투표수와 맞먹는 수치다. 지난달 3일부터 5회에 걸쳐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선택 2014’ 이야기다.

최종후보로 꼽힌 유재석, 노홍철, 정형돈을 놓고 지난 17·18일 이틀 동안 전국 10개 도시 11개 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실시했다. 본 투표 날인 22일에는 서울 여의도 MBC방송센터와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현장투표를,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다. 

31일 ‘선택2014’ 마지막 방송분에서는 43%의 지지율로 당선한 유재석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2005년 ‘무한도전’을 시작한 이래 10년을 장기 집권했다 해도 과언이 유재석의 연임이 굳혀지는 순간이었다.

향후 10년간 ‘무한도전’을 이끌 차세대 리더를 뽑는 이번 선거는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권자와 후보 모두에게 묵직한 돌직구를 던졌다.

누가 ‘무한도전’ 지도자가 되는지에 따라 출연자는 가족·사생활 공개해야 하거나, 녹화 중 화장실을 못가게 되거나, 잘못할 시 시청 앞에서 곤장을 맞게 되는 등 크고 작은 일들이 결정된다. 권력의 주인이 누가 되는지에 따라 구성원들의 삶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보여줌으로써 ‘그 나물에 그 밥이겠거니’하며 투표소로 향하지 않았던 유권자에게 경종을 울렸다.

‘무한도전’은 사전투표 알리미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본 투표일과 사전 투표일의 간격, 사전 투표 진행 시각과 방법 등을 그대로 도입하며 시청자가 자연스럽게 사전 투표를 인지하도록 했다. 그 때문일까? 지난 30일 종료된 6·4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은 목표치인 10%를 훌쩍 넘긴 11.49%를 기록했다. 사전투표 제도를 처음 시행한 2013년 4·24 재보선(4.78%)과 10·30 재보선(5.45%) 사전투표율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대한민국 정치를 통렬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유재석을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고 이정희 코스프레를 하고, ‘MBC 성골’이라며 출신을 강조하며, 노홍철과 유재석을 오가며 자신의 손익을 계산하는 박명수가 웃음을 자아내는 이유는 현실과 너무나 똑같기 때문이다. “SNS 알바단” “(억지로 짜내는) 눈물즙” “유체이탈 화법의 대가”라는 자막도 마찬가지다.

예능프로그램이라고 웃고 넘길 것이 아니다. ‘바보상자’ 속 ‘무한도전’을 보며 유권자도 정치인도 선거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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