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30년만기 미국 달러화 표시 채권 10억달러와 10년 만기 유로화 표시 채권 7억5000만유로(10억달러 상당) 어치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외평채는 올해에 만기가 도래하는 외평채 25억달러에 대한 차환발행 성격이다.
30년 만기 미국 달러화 표시 채권은 72.5bp(베이시스 포인트)의 가산금리가 적용된 4.143%(표면금리 4.125%)로 발행했다.
이번 외평채 발행은 투자자 주문규모가 발행규모 대비 약 4.5배(45억불)에 달하는 등 높은 관심 속에 이뤄졌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뿐만 아니라 투자기간이 상대적으로 장기인 주요국 중앙은행, 국부펀드, 글로벌 연기금․보험사 등 우량 투자자 역시 관심을 보였다.
때문에 최종가산금리는 2차례의 가격조정을 통해 최초제시 가산금리 대비 큰 폭(-22.5bp) 하향 발행됐다.
정부는 한국과 국가신용등급이 유사한 칠레(109bp)뿐만 아니라 아시아 최우량 채권인 AAA등급의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72.5bp)보다도 낮은 가산금리로 발행했다는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30년 만기 외화표시 외평채를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5년 10월에 4억달러 상당의 20년물을 발행한 것이 최장이다.
정부는 만기가 장기인 채권 발행에 성공한 것이 한국에 대한 믿음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기가 장기인 채권의 경우 발행국의 중장기 경제성장과 경제 기초체력에 대한 신뢰가 없이는 발행이 곤란하기 때문이다.
8년 만에 발행된 10년 만기 유로화 표시 채권은 동일 만기의 미드스왑금리(유로화 표시 채권의 기준금리)에 57bp를 더한 2.164%(표면금리 2.125%)에 발행됐다. 사상 최저 금리로, 2%대 발행은 달러화와 유로화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주문규모는 발행규모 대비 약 4배(약 31억 유로)였고, 최초 제시 가산금리(70bp) 대비 13bp 낮은 금리에 발행됐다. 최근 유럽지역의 경우 풍부한 유동성 상황 등에 따라 2013년 이후 한국계의 유로화 채권발행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이다. 이번 채권 발행에 따라 민간의 유로화 채권발행여건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기재부는 이번 외평채 발행이 유로화 시장과 미 달러화 초장기물 시장에서 벤치마크 금리를 설정함으로써 민간의 해외채권 만기를 장기화하고 차입 통화 다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외평채 가산금리는 한국계 외화채권의 벤치마크 금리 역할을 하므로 금번 저금리 발행으로 민간 해외 차입비용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민간의 고금리 외채상환 및 저금리 차환 유도 효과도 기대된다. 올해 만기도래하는 외평채의 금리는 4월 만기 15억불은 5.750%, 9월 만기 10억불은 4.875%로 상대적으로 고금리다. 이번 차환 발행으로 이자부담이 크게 완화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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