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가 미래다 11] 관상 전문가 김용남 작가 “좋고 예쁜 생각이 내일의 얼굴 바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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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0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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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 영화 ‘관상’의 포스터에는 ‘조선의 운명, 이 얼굴 안에 있소이다’라는 문장이 등장한다. 영화 제목처럼 얼굴의 생김새로 인물의 성격이나 자질을 알 수 있어 국운까지 점칠 수 있다는 의미다. 주인공 김내경(송강호)은 관상으로 그 사람이 관직에 맞는지, 충신인지, 역적인지까지 파악하는 재주를 선보인다. 사람의 생김새는 태어날 때부터 정해지기 마련인데, 운명은 바뀔 수 없는 걸까? 아무리 노력해도 정해진 운명은 거스를 수 없다는 의미인가. 영화 관상의 감수를 맡았던 관상 전문가 김용남 작가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서 만나 해답을 들어봤다.
 

관상 전문가 김용남 작가(왼쪽)와 그의 친구 방송작가 김초원씨가 김용남 작가의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오늘의 생각, 행동, 습관에 따라 내일의 얼굴이 바뀌게 됩니다. 더 좋고 예쁜 생각을 함으로써 인상도 더 좋게 바뀌는 것이죠” 김 작가는 25년 전 관상 공부를 시작하며 배운 것이 ‘타고난 성품은 변하지 않는다’이다. 태어날 때부터 생김새가 정해지듯 성격이나 자질도 운명처럼 주어진다는 의미다. 하지만 ‘부자가 되려면 미리 살이 찐다’, ‘관직이 높아지면 없던 뼈가 생긴다’ 등의 말을 들으며 그는 ‘왜 바뀔까’라는 의문을 품게 됐다. ‘무엇이 그들을 변하게 했을까’라는 생각에 그는 ‘바뀔 수 있다’라는 전제 하에 상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연구 끝에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에게 상담을 의뢰하는 이들이 많이 하는 말이 어렸을 때 겪었던 트라우마(정신적 외상, 충격적인 경험)이다. 예전에 받았던 상처가 자신도 모르게 남아 있어 ‘마음속의 틀’에 가두다보니 자신을 바꾸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그 틀을 깨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김 작가는 그 방법으로 ‘명상’을 제시했다. 현재와 과거의 모든 일들은 자신도 모르게 몸속에 저장되기 마련인데 잊힌 기억들을 하나씩 정화하며 상처를 치유하는 작업이다. 명상으로 기억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다. 명상을 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무념무상’의 상태가 아니라 가장 편한 자세를 취한 후 자신의 호흡이 긴지 짧은지, 따뜻한지 차가운지를 느껴보는 것이다. 짬짬이 이렇게 명상을 하며 호흡을 의식하게 되면 그만큼 휴식을 취하며 뇌가 잠시 쉬게 돼 인체가 안정적으로 돌아간다. 이처럼 명상을 통해 자신을 바꿀 수 있다면 성형수술을 하면 어떻게 될까? 김 작가를 찾은 이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기도 하다. 답은 ‘관상학적으로 좋을 것이 없다’이다. 개인적으로 예뻐지기 위한 임시방편일 뿐 관상이 변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특히 관상의 핵심인 눈에 손을 대면 자신의 기가 밖으로 새어나간다. 자신의 기와 꿈이 서려있는 중요한 눈인데 모습이 변하게 되면 좋을 게 없다는 뜻이다.

 

관상 전문가 김용남 작가(왼쪽)와 그의 20년 친구 방송작가 김초원씨가 김용남 작가의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지난해 영화 관상의 감수를 맡았던 그는 현재 다음의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스토리볼’에 ‘관상 이바구’를 연재 중이다. 매주 2회씩 관상에 대해 궁금했던 것들을 그림과 함께 알기 쉽게 풀어낸다. 관상 이바구는 평소 관상에 관심이 있었지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던 이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으며 인기 순위 최상위권에 올라있다.

관상 이바구는 김 작가와 김초원 방송작가, 그리고 삽화 담당자 세 명이 뭉쳐 제작한다. 김 작가가 한문으로 된 어려운 관상 이야기에 대해 강의를 하듯 설명해주면 김초원 작가는 대중들이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풀어낸다. 관상 이바구는 40회까지 연재할 계획이지만 인기를 얻고 있어 두 김 작가는 충분히 연장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콘텐츠가 인기를 었었지만 힘든 점도 있었다. 관상에 대한 오해 때문이다. 관상에 대해 문의하거나 좋았다는 댓글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현대 세상에 맞는 철학인가, 미신 아닌가라는 아픈 글도 있다. 그러한 오해를 풀기 위해 두 작가는 관상 이바구 제20회를 통해 관상의 유래와 학문적인 근거를 소개했다.

김용남 작가가 공부를 시작했을 때보다 현재는 관상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이 훨씬 많아졌다. 관상 공부를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김 작가는 한문으로 된 글을 읽고 해석하는 것부터 대중이 알기 쉽게 풀어내는 역할까지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관상은 수학 공식처럼 ‘A=B’라는 식으로 딱딱 떨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하나의 경우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석을 하고 변화를 읽어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아울러 그는 오늘의 내가 내일의 나를 변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생각 하나부터 더 좋게 하고 눈썹을 정리하거나 작은 코를 매만지는 등 작은 노력 하나 하나들이 모여 관상을 바꾸고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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